1998년 프랑스월드컵 최고의 샛별은 잉글랜드의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23·리버풀). 당시 19세의 나이로 경기장을 헤집고 다니던 그를 4년 뒤인 지금 득점왕 후보 1순위로 꼽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 ‘제2의 오언’을 꿈꾸는 32개국의 예비스타들이 한일 월드컵 본선무대를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과연 ‘될성부른 떡잎’들은 누가 될까.
100m를 10초대에 주파하는 신세대 스트라이커 지브릴 시세(20·프랑스 오세르)는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프랑스의 비밀병기. 올 시즌 프랑스 1부 리그에서 22차례나 상대편 네트를 흔들어 당당하게 득점왕에 올라 이미 ‘샛별’이라 부르기도 머쓱해진다. 주전 투톱인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와 함께 ‘공포의 삼각편대’를 이룰 주역.
한국과 조별예선을 치르는 폴란드의 에마누엘 올리사데베(24·그리스 파나티나이코스), 포르투갈의 누누 고메스(26·이탈리아 피오렌티나)도 빼놓을 수 없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2000년 귀화한 올리사데베에 대해서는 “폴란드 공격의 95%가 그의 발끝에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 만큼 비중이 크다. 지역예선 9경기에서 8골을 넣어 폴란드를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고메스는 97년 초 한국 프로축구 부산 대우의 입단 테스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은 선수. 그러나 유로 2000 잉글랜드 전에서 역전골, 터키와의 8강전에서 2골을 쓸어담은 득점력을 선보였고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는 5경기에서 7골을 뽑아낸 ‘핵폭풍’.
이번 대회에서도 ‘검은 돌풍’이 분다면 카메룬의 사뮈엘 에토오(21·스페인 마요르카)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90년 이탈리아 대회의 영웅 로저 밀러의 등번호 9번을 물려받은 에토오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결승 스페인전에서 후반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어 조국에 금메달을 바친 주역.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3골을 뽑아냈다.
이밖에 엘 하지 우세이누 디우프(세네갈), 디에고 트리스탄(스페인), 호나우디뉴(브라질), 로비 킨(아일랜드), 애슐리 콜(잉글랜드) 등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를 수 있는 샛별들이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