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본격적인 마무리 훈련이 시작된 경주 시민운동장에서 안정환(앞)과 최성용이 스피드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한국대표팀의 마무리훈련이 시작된 29일 오전 경북 경주시 시민운동장의 스탠드 한쪽에선 마치 병아리가 ‘삐악’거리 듯 앳된 목소리의 합창이 터져 나왔다. 100여명의 유치원생이 단체로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
유치원생들은 ‘붉은악마’가 하는 것처럼 제법 박자를 맞춰가며 손뼉을 치고 뙤약볕 아래에서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다. 이를 쳐다본 대표팀 선수들은 볼을 멈추고 씩 웃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오전에 이어 오후 훈련에서 선수들은 또다시 색다른 ‘손님’들을 맞았다. 오후 5시30분경 운동장으로 들어선 선수들을 맞이한 것은 ‘오빠부대’. 학교수업이 끝난 뒤 선수들을 보기 위해 운동장을 찾은 1000여명의 여고생은 스탠드에서 “꺅”하고 함성을 지르며 마치 가수 콘서트장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루 동안의 ‘달콤한 휴식’을 끝낸 선수들은 이날 한결 발걸음이 가벼운 듯 활기차게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오전 훈련에선 이제까지 소화했던 연습과정을 반복하며 가볍게 몸을 푸는 데 주안점을 뒀다. 러닝과 스트레칭, 릴레이 달리기 등을 끝낸 뒤 운동장의 반을 사이에 두고 선수들이 나뉘어 다른 훈련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결전의 날을 기다리며.’ 마무리 훈련 중인 한국대표팀이 29일 경주 시민운동장에서 가볍게 달리며 몸을 풀고 있다.경주연합
오후 훈련에선 3조로 나뉘어 1시간가량 4 대 4 미니게임으로만 컨디션을 점검하는 모습. 여고생들의 함성으로 다소 분위기가 산만했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실전처럼 열심히 운동장을 누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몇 달 동안 쉬는 날도 거의 없이 강도 높은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남은 기간엔 가볍게 하되 집중력을 높이는 트레이닝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6일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왼발을 다친 홍명보는 부상이 호전돼 30일부터 팀훈련에 합류하며 최용수의 허리부상도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