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의 돈 흐름은 철저하게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월드컵 스폰서 업체들도 FIFA와의 계약에 의해 후원금 규모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예산 집행 내용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길이 없고 심지어 회장의 연봉조차 1급 비밀로 분류되고 있다. FIFA를 ‘마피아 조직’에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집행위원회 개혁파가 FIFA 내부회계감사위원회를 소집해 감사를 벌이려고 했던 것은 이런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서였다.
FIFA는 최근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운 듯 FIFA매거진을 통해 예산 규모 및 집행 명세 윤곽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FIFA 예산은 4년 주기로 집행된다. 전체 예산의 90%를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중계권료 및 마케팅 권리 판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회계연도인 1999∼2002년 4년 예산은 전 회계연도의 7배인 23억스위스프랑(약 1조8000억원)이다. 이 중 2002한일월드컵에서 창출하는 수익금은 18억스위스프랑으로 TV 중계권료 수입이 전체의 70%인 14억스위스프랑에 이른다.
FIFA는 이 돈을 크게 각국 축구협회 지원금(5억스위스프랑), 2002한일월드컵 경비(8억스위스프랑), 기타 대회 운영금(2억8000만스위스프랑) 등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FIFA는 예산을 제프 블래터 회장의 사금고화해 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집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06년 월드컵 마케팅 권리를 담보로 6억9000만스위스프랑을 고리에 빌려 써 재정을 위태롭게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