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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명승부/일본-벨기에전]양팀 "16강 분수령"

입력 | 2002-05-29 18:43:00


2002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이 속한 H조는 또 하나의 ‘죽음의 조’다.

일본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 등 실력이 엇비슷한 4개국이 포함돼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이란 난적과 경합해야 하는 한국에 비해 일본은 조1위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자칫 물고 물리는 접전 속에 탈락할 확률도 그만큼 높다.

일본 역시 내달 4일 벨기에와의 첫 경기를 16강 진출의 성패를 가름할 열쇠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벨기에는 17일 본선 엔트리를 발표할때만 해도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았던 에밀 음펜자와 미드필더 발테르 바세지오, 수비 핵심인 요스 발하렌, 필리프 클레멘트 등 주축 선수 4명이 부상으로 제외되면서 전력을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벨기에는 19일 프랑스대표팀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한데 이어 26일 코스타리카마저 1-0으로 제압, H조 라이벌들을 바짝 긴장하게 했다.

최근 평가전에서 부진을 거듭하던 일본은 한때 심각한 위기 의식을 느꼈으나 26일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과 1-1 무승부를 기록, 희망을 되찾았다.

일본 언론은 벨기에전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양팀 다 특출한 스타보다는 조직력에 의존해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인데다 첫 경기의 부담 때문에 수비 위주로 나설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평균신장 1m86의 벨기에 장신 수비라인도 일본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벽이다. 각종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벨기에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이 바라보는 승부처는 이치카와와 오노를 앞세운 측면 돌파. 특히 벨기에 왼쪽 윙백 니코 반케르크호벤의 공격 가담율이 높아 뒷 공간을 노릴만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스즈키와 야나기사와가 버틴 최전방 골결정력이 기대만 못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번 대회까지 6회 연속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벨기에는 수비라인 못지않게 공격력도 막강하다. 예선 9경기에서 8골을 기록한 마르코 빌모츠와 신예 웨슬리 송크의 화력은 일본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나카타 히데토시가 버틴 일본에 비해 허리 싸움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