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궂은 비가 품 안에 들어온 승리를 날려버렸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삼성증권)이 시즌 두 번째 메이저테니스대회인 프랑스오픈(총상금 1107만달러)에서 아쉽게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29일 프랑스 파리인근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남자단식 1회전. 한국인 남자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본선에 직행한 이형택은 예선통과자인 세계 랭킹 272위 옌스 크니프슐트(독일)에게 2-3(4-6,6-1,6-3,6-7,1-6)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경기가 2차례나 중단되며 6시간30분이나 걸린 이날 이형택은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에서 게임스코어 4-2까지 리드했으나 경기의 맥이 자주 끊긴데 따른 컨디션 난조로 역전을 허용했다.
8번 시드의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첫판에서 히캄 아라지(모로코)에게 0-3으로 패하는 망신을 당했다.
여자 단식에서도 지난해 준결승 진출자인 5번 시드의 킴 클리스터스(벨기에)가 예선을 거친 세계 179위의 아니코 카프로스(헝가리)에게 1-2로 패해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6번 시드 모니카 셀레스(미국)와 4번 시드 킴 클리스터스(벨기에)는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고 나란히 2회전에 올랐다.
월드컵과 대회 기간이 겹쳐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이번 대회는 비와 쌀쌀한 날씨로 선수와 관중이 모두 애를 먹고 있으며 악천후 탓에 이틀 동안 예정된 128 경기 가운데 84경기만이 소화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