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경기가 두렵다’
폴란드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에마누엘 올리사데베(24·파나시나이코스·사진)가 말문을 열었다.
23일 폴란드가 대전에 훈련 캠프를 차린 이후 기자들과의 접촉을 꺼리며 훈련에만 열중해온 그는 30일 폴란드 제치폴리트지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과의 경기는 다소 걱정이 된다”며 “그들이(한국팀)이 우리보다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무덥고 습한 날씨에서 경기를 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폴란드로 귀화해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그는 폴란드의 월드컵 예선 9경기에서 8골을 몰아넣은 부동의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는 “내가 예선에서 8골이나 넣었기 때문에 팬들이 나를 믿고 내게 행운이 따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며 “그러나 득점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며 우리팀이 4강에 들 수 있다면 내가 한 골도 넣지 못하더라도 행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또 “우리 팀이 최고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월드컵에서는 약팀도 강팀을 이겼고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며 “16강에 진출하면 일단 성공이지만 만약 첫 라운드를 통과한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로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꼽았으며 아프리카팀중에서는 모국인 나이지리아보다 카메룬이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올리사데베는 이번 월드컵을 발판으로 스페인이나 영국, 이탈리아 등 ‘빅리그’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번 월드컵은 개인적으로나 프로축구선수로나 매우 중요한 대회”라며 “나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들을 상대해야하고 가장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파나시나이코스(그리스)에서 시간을 낭비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감독이 기회를 주지 않아 경기에 나서는 기회가 적었다”며 “벤치에 앉아 있으면 침울해지고 현재 내 심경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리사데베는 29일 오후 주전과 비주전으로 나눠 전후반 30분씩 비공개로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 주전팀 첫 번째 골과 마지막 골을 넣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두 골 모두 문전의 공간으로 파고들며 수비수를 제치고 터뜨린 골이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