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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금]"한국축구 16강 자만말라"

입력 | 2002-05-30 18:59:00


한국은 스코틀랜드를 4대1로 이기고 잉글랜드와 1대1 무승부, 그리고 프랑스에게 2대3으로 석패한 후 경주에서 마지막 캠프에 임하고 있습니다. 5월 28일 선수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휴가를 즐겼습니다.

프랑스 대표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전반전 16분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정왕 앙리의 왼쪽 크로스 센터링에 이은 세리에A 득점왕 토레제게의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박지성 설기현의 연속골로 역전했습니다. 하지만 후반에 프랑스에 다시 2골을 내주었습니다. 정확히 일년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게 0대5로 대패했을 당시를 떠올리면, 분명 한국축구가 성장했음을 알수 있는 시합이었습니다. 다음날 신문은 상당히 고조된 상태였고 TV에선 시합이 두 차례나 재방송될 정도였습니다.

'16강 확실' '이제 8강도 보인다' 등등의 보도가 신문을 도배했지만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합후 인터뷰에서 프랑스 르메르감독은 "오늘 시합은 월드컵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려주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경기에서 2실점을 한 30세이상 노장 수비진들에게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큰 무대에선 연령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프랑스의 노장선수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수비수 리자라쥐는 한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내가 경기를 보았을 때 프랑스 대표는 80%정도의 힘을 발휘하며 체력을 조절했고, 한국팀은 일년전의 패배를 기억하며 120%의 힘을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후반종반 체력이 다해 88분에 르뵈프에게 역전 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한국대표의 집중력과 체력이 약화되는 시점이였습니다.

나는 한국대표가 16강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선전 1승을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월드컵 본선에선 각 팀이 '필사'적인 정신력을 발휘합니다. 평가전과는 달리 본선에선 '마력'이 발휘됩니다.

1990년 개막전에서 카메룬이 아르헨티나를 이겼듯 예측불허의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이 2승을 할수도 있지만 1승조차 못 건질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2006년, 2010년을 기대하며 한국이 좋은 시합을 보여줄 것을 기대합니다. 1승하면 좋은 일이고 16강에 진출하면 더더욱 기쁠 것입니다. 어쨌든 상대에게 기가 죽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만 없다면 1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등한 경기를 하면 임기응변으로 이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상대에게 휘말리면 기대조차 할 수 없습니다.

걱정인 것은 지단선수가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왼쪽 허벅지 근육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개막전을 물론 2번째 시합도 힘들것이라고 프랑스팀 주치의는 말했습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홍명보선수도 왼발 타박상을 입었지만 2~3일내에 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의 타박상이면 며칠내에 경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개막을 하루 남겨놓고 있습니다. 저는 CS방송 스카이퍼펙트TV에서 해설을 맡았습니다. 6월4일 한국대 폴란드전, 6월10일 한국대 미국전, 6월 14일 한국대 포르투갈전. 그리고 한국이 그룹2위로 오르리라 기대하며 6월 17일 G그룹 1위와 D그룹 2위의 시합을 현지에서 해설할 예정입니다. G그룹 1위는 아마도 이탈리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1966년 잉글랜드대회에서 북한은 이탈리아를 1대0로 누르면서 16강 진출을 좌절시킨 적이 있습니다. 이 시합은 월드컵 사상 가장 예상을 뒤엎는 경기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월드컵 사상 최고의 성적입니다. 한국도 결승 1회전에서 이긴다면 8강에 들어가게 됩니다. 기대하겠습니다.

해설이 없는 날은 한국의 국내 시합을 취재하고 11시부터 '스카타의 밤'에 방송 출연합니다. 여러분 월드컵 기간동안 일도 열심히 하시면서 월드컵도 즐겨주세요. 한국과 시차가 없으니 밤늦은 시간에 TV중계를 보는 일은 없겠지요. 오후 시합은 회사원들에겐 근무시간과 겹치리라 생각되는데 임기응변으로 대처하실 수 있으시라 믿고, 어쨌든 이번 한달 저도 여러분도 월드컵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TOGETHER'는 월드컵이 끝날때까지 계속됩니다.

▼글쓴이 윤대조는 누구?▼

1964년 이바라키현 출신. 재일교포3세. 초등학교3학년때부터 축구를 시작. 조선대학교 졸업 후,모교 이바라키 조선초중고등학교 고급부에 영어 교사와 축구부 감독을 겸임.92년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스포츠 의학을 기초로 하는 운동 트레이닝 과정에 편입학. 전 미국 운동 토레나주 협회(NATA)공인 물리 코치. 귀국후 96년으로부터 간바오사카, 현 토리니타, 비셀 고베, 현 도쿄 베르디 1969, 한국K 리그의 울산 현대에서 물리 코치로 활동.2001년 5월부터스카이 퍼펙트TV 축구해설가로 활동.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한국축구를 취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