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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프랑스 VS 세네갈 개막전 전술은…

입력 | 2002-05-30 19:00:00

개막전에 대비해 구리LG구장에서 제기차기 하듯이 볼을 차며 컨디션을 조절하고있는 앙리(프랑스).[AP]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하는 우승 후보 프랑스와 월드컵에 처녀 출전하는 세네갈. FIFA 랭킹 1위와 42위라는 외형에서 알 수 있듯 두팀의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음'이다. 지네딘 지단이 빠졌지만 지난 대회 우승팀의 위용을 과시하려는 프랑스와 이변을 꿈꾸며 골리앗의 급소를 겨누고 있는 세네갈의 전술을 짚어본다.》

▽프랑스〓지네딘 지단이 빠졌지만 크리스마스 트리 형태로 선수들을 포진시키는 4-3-2-1 포메이션에는 변함이 없다. 지단의 자리는 노장 유리 조르카에프(34·볼튼)가 대체할 전망이다. 로제 르메르 감독은 “조르카에프는 준비된 선수며 지단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깊은 신뢰를 나타냈다.

그러나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조절하고, 공격수들에 대한 볼 배급을 동시에 맡았던 지단의 역할은 두 선수가 나눠 맡을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송곳 같은 패스를 자랑하는 조르카에프가 볼 배급을 맡고, 전체적인 공수 조절은 파트리크 비에라(26·아스날)가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간해서 공을 뺏기지 않는 지단이 중원을 드리블하면서 빈틈을 노리는 반면 조르카에프는 공을 잡으면 지체 없이 공간을 찾아 패스하는 점이 다르다.

올 시즌 유럽 프로리그 득점왕 삼총사인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와 티에리 앙리(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브릴 시세(옥세르)가 삼각편대를 이뤄 세네갈 골문을 공략한다.

AFP통신은 드사이와 함께 중앙 수비를 맡은 노장 프랑크 르뵈프(34·마르세유)가 ‘약한 연결고리(weak link)’라고 지적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프랑스는 우승이 목표기 때문에 8강이나 4강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며 “지금은 전체적으로 팀 컨디션이 떨어져있기 때문에 예상 외로 고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네갈〓막강 프랑스를 맞는 세네갈의 기본 전술은 수비 뒤 역습. 한수 위의 팀을 맞은 약자가 어쩔 수 없이 택하는 고육지책이 아니다. 아프리카 예선에서 ‘죽음의 조’로 꼽혔던 C조에서 격전을 치르면서 갈고 닦은 전술이다.

지난해 11월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팀동료 파프 부라 디오프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는 세네갈의 골잡이 엘 하지 디우프(왼쪽). 동아일보 자료사진

세네갈은 최종 예선 8경기에서 2실점밖에 하지 않는 철통같은 수비로 모로코, 이집트, 알제리 등 한수 위라고 평가받았던 강호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4-4-2 포메이션을 구사하는 세네갈은 중앙 미드필더 2명은 뒤로 배치시켜 수비에 치중하게 하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는 앞으로 포진시키는 역사다리꼴로 미드필드진을 구성한다. 따라서 공격은 좌우 미드필더인 칼릴루 파디가(28·오세르)와 무사 은디아예(23·세당)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오른쪽 미드필더인 데이비드 베컴이 왼쪽이나 중앙으로 길게 넘기는 크로스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잉글랜드와 비슷한 득점 루트를 가지고 있다. 특히 수비 뒤쪽으로 찔러 주는 전진 패스에 능한 파디가는 ‘연쇄살인범(serial killer)’이라는 살벌한 별명을 갖고 있는 엘 하지 디우프(21·랑스)에게 ‘실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강신우 SBS 해설위원은 “보통의 경우 중앙 미드필더가 좌우 측면으로 찔러 주거나 중앙공격수에게 전진패스를 하는데 세네갈은 좌우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브뤼노 메추 감독은 “우리가 그라운드에서 요술을 부릴 수는 없다”며 속내를 숨겼지만, 수비수 알리우 시세(몽펠리에)는 “축구에서는 어떤 일도 가능하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