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선거전이 과열양상이다. 선거 초반부터 일부 후보진영은 정책대결보다는 상호 비방전에 몰두하고 있다. 후보 등록과 함께 공약 발표는 했지만 제대로 평과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좀처럼 후보를 비교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그래서 본보는 인천의 대표적 시민단체와 함께 후보의 자질은 물론 이들이 발표한 공약에 대해 집중 검증에 나선다.〈편집자 주〉
◆ 경제, 지방자치분야 공약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
주된 공약으로 인천경제의 최대 현안인 인천항 확충과 내항 및 북항 개발, 항만 공사제 도입 등을 내세웠다. 또 동북아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 방안과 중국 경제와의 연계발전, 관급공사의 지역의무하도급 확대 시행(50%)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불합리한 행정구역 조정과 관광레저를 위한 해변철조망 철거, 강화와 옹진을 잇는 생태관광권역의 조성 등을 발표했다.
송도해안도로 철조망 철거는 인천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차이나운의 난개발 전면 중지와 지역내 역사적 건축물 보존방안도 긍정적이다. 또 인천대공원과 남동 폐염전 등의 생태테마파크와 강화 옹진을 연결하는 생태관광권역 조성은 바람직하다. 중앙정부의 경제특구 지정과 관련한 IT비용에 대한 장기융자제도 및 IT 임대빌딩 임대소득에 대한 법인세 감면 방안 등도 필요한 대목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인천경제의 최대 현안인 항만과 관련한 내용 대부분이 이미 발표된 사항으로 구체적 대안이 취약했다. 인천항 확충의 전제로 항만개발이 논의돼야 하며, 이미 개발을 추진중인 인천내항, 북항 및 남항의 경우도 기능 재배치와 함께 배후물류단지의 개발이 중요하지만 이의 언급은 없는 상태였다. 아울러 친수공간 확보 제시도 현실성이 취약했으며, 카페리선사의 반대로 지연되는 정기컨테이너항로개설문제도 명확한 해결 제시가 부족했다. 동북아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 방안도 정부의 발표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것에 불과하며 다국적 기업유치도 유치산업 및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것이 맹점으로 지적됐다.
■민주당 박상은 후보
동북아 중심도시 구현 방안과 인천을 무역·금융·관광 정보의 중심도시로 만드는 내용을 주된 공약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3대 경제특구의 조성을 통해 국제자유무역도시 건설과 인천국제공항 주변 유휴지 개발을 통한 품격있는 도시 건설,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살리기 등을 내놨다. 아울러 5만 일자리 마련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의 폐지와 군사보호지역의 합리적 조정 및 해제,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중 자치화와 분권화의 발전에 따라 각종 개발사업에 시민의 의견과 참여를 최우선으로 수렴하겠다는 공약은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특히 수도권정비계획법의 폐지는 곧 인천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에서 환영할 대목이다. 아울러 기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식기반산업의 육성은 매우 바람직하지만 전체적인 경제구도를 점검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송도신항만개발에 대한 공약과 관련, 송도신도시와의 연계성 확보가 미흡하고 확보방안 등도 언급이 없다는 지적이다. 인천북항개발도 배후지개발과 서북부매립지의 연계 개발방향에 대해선 미약한 편이다. 제2연륙교 건설의 경우 제3준설토 투기장 확보와 남항 및 인천국제유통단지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미비하고 동북아 국제도시 건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제적 물류기업 및 글로벌기업의 아시아지역본부 유치 등에 대한 논의가 미흡하며 국제금융 유치도 구체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항만개발과 관련해 항만의 관리체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등 항만 경쟁력 확보방안 제시가 부족했다.
■군소정당
신맹순 녹색평화당 후보가 제시한 신항만 건설, 인천~중국간 컨테이너 항로 조기건설 등과 관련, 분명한 입장과 강화쌀 등의 공항 기내식 공급체계 마련은 좋은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21세기 동북아시대의 중심도시·대인천 건설 등은 구체적 실현방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관광·해양산업 지원체제와 해양관광·레저·휴식체계 마련 공약은 현재 관광단지 조성 논란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이 한계였다.
김창한 민주노동당 후보가 내세운 인천시 고용안정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제시는 긍정적인 평가다. '인간적 개발을 위한 인천연대회의 구성' 내용은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시민의견 수렴차원에서 후보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렇다할 구체성과 방향제시가 없어 아쉬웠다. 최근 지역경제 현안에 대한 언급이 없고, 노동후보라는 면에서 고용창출 및 확대는 최근의 지역경제현안과 연결된다는 면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규 사회당 후보가 밝힌 시장에 대한 중간평가제의 도입 주장은 획기적인 제안이다. 그리고 금융 관련 공약중 (가칭)인천은행 설립도 일단 시민들의 환영을 얻을 수 있는 공약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이유와 추진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산업관련 공약도 일반적 입장만을 제시해 전체적인 구상이 미비했다. 관세자유지역을 장기적 과제로 본 것도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다.
◇ 공동검증참여기관 : 인천경실련, 해반문화사랑회,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 유네스코 인천시협회, 인천사회복지연대,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