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일 중앙당까지 나서 원색적인 발언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저질용어를 함부로 쓰는데 예의와 품위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후보의 정치수법은 DJ의 후계자답게 (DJ를) 쏙 빼닮았지만 저질 막말 수법만은 DJ보다 몇 수 위인 듯 하다”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후보라지만 막말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막말의 원조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이다. 이 후보의 입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엽기 수준이다. 우리 당의 노 후보를 비난하려거든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더러운 입부터 씻고 오라”고 역공했다.
김 부대변인은 “일부 언론이 우리 당 노 후보를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매도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이날 정당연설회에서 “내가 말을 고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기회주의와 편의주의에 전 그들의 사고방식은 결코 고칠 수 없다”며 “대통령후보지만 11세나 어린 사람한테 험한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라”고 이 후보를 재겨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원색적인 발언 공방은 당직자 선에 맡기고 이 후보는 직접 개입시키지 않는다는 분리대처 방침을 결정했다. 이 후보는 이날 노 후보의 발언에 대해 “내가 뭐라고 하겠어요”라고만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노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다”는 옹호론과 “정치 불신만 가중시킬 뿐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회의론이 교차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과 노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찬반양론이 수백건씩 올라왔다.
한편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 직무대리는 논평을 통해 “‘이회창은 조폭, 노무현은 시정잡배’란 말이 요즘 국민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며 “두 후보 모두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수신제가해 인성부터 회복하라”고 충고했다.
자민련은 또 ‘미친년 민주당’이라는 극언을 한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를 향해 “스스로 의원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고 정계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