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과 전남지사 후보들이 전남도청 이전 문제를 놓고 정당간 대결이 아니라 지역간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장후보들은 정당에 관계없이 ‘도청 이전 반대’를 주장하고 있고 전남지사 후보들은 ‘도청 이전 조속 실현’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태영(朴泰榮) 전남지사후보는 “이미 시작된 도청 이전 사업을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같은 당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후보는 ‘도청 이전 백지화’ 공약을 내걸고 있다.
또 한나라당 이환의(李桓儀) 광주시장후보는 일찍이 ‘도청 이전 절대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황수연(黃守淵) 전남도지사후보는 “무조건 도청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잘못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도청 이전에 대한 광주 전남지역 유권자들의 서로 다른 입장을 의식한 것. 광주 시민들은 도청 이전에 따른 광주 경제 악화를 우려하고 있고 도청 이전 예정지인 전남 무안군과 주변 목포시 신안군 영암군 주민들은 도청 이전으로 신(新) 상권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더욱이 도청 이전 문제는 93년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 논의되기 시작해 99년 현 정부 들어 이전 결정을 한 사안이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중앙당의 입장이 분명치 않다. 유권자들은 같은 당 후보가 광주시장과 전남지사에 당선되더라도 이 문제에 관한 이견이 쉽게 조율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