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표팀 올리사데베(오른쪽)가 1일 연습하기 위해 대전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 들어가고 있다.
“한국을 잡기 위해서라면….”
폴란드 축구대표팀이 2002 월드컵 D조 첫 상대인 한국을 꺾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이다. 폴란드는 1일부터 이틀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대비한 비공개 훈련을 실시한다. 한국의 약점을 집중 공략할 비책을 세우겠다는 계산.
이 같은 행동은 최근 한국이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한층 전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서 나온 것. 또 개막전에서 프랑스가 세네갈에 덜미를 잡히는 등 이변이 일어나자 자신들도 ‘1승 상대’로 생각하고 있는 한국을 결코 만만히 봐선 안되겠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폴란드가 세울 비책은 무엇일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그동안의 훈련 모습에서 유추해본다면 한국의 공격패턴인 ‘스리톱’에 대한 방어법 익히기과 탄탄한 수비라인 격파법을 좀더 세밀히 다듬는 선에서 끝날 전망이다.
폴란드 코칭스태프는 한국전 관람이나 비디오분석을 통해 발빠른 날개공격수를 앞세운 측면 돌파가 위협적이고 좌우 날개와 최전방 공격수간 2 대 1 월패스, 침투패스도 뛰어나다는 점을 파악했다.
예지 엥겔 감독은 한국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도 스리톱 대응전술을 계속 벌여왔다. 엥겔 감독은 지난달 31일 대전 한밭대 운동장에서 열린 훈련에선 스리톱을 세운 가운데 포백 수비라인이 잘 대응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했다.
측면수비수들은 양쪽 날개를 밀착 마크했고 2명의 중앙수비수도 협력플레이로 센터포워드를 압박하는가하면 한쪽 측면이 뚫리면 재빨리 커버에 나서는 훈련을 해왔다.
폴란드는 한국 수비라인을 흔들기 위해선 롱패스와 스루패스의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수비라인 또는 허리에서 단번에 에마누엘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 등 최전방 투톱에게 이어주는 긴 패스를 다듬어 폴란드의 정형화된 공격루트를 더욱 세밀화하겠다는 생각. 폴란드는 입국 뒤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미드필드 등에서 한번에 공격수들에게 길게 이어주는 연습을 해왔다.
이밖에 폴란드는 야체크 크시누베크(뉘른베르크) 등 킥이 좋은 선수들을 전담 키커로 지정해 세트플레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2일, 과연 폴란드가 4일 부산월드컵경기장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한편 폴란드는 2일 오후까지 비공개훈련을 한 뒤 3일 오전 격전지인 부산으로 떠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