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전형적인 미인이라고 하면 신윤복의 ‘미인도’ 속의 여인을 떠올리게 된다. 눈 사이가 약간 멀고 눈꼬리가 살짝 올라갔으며 갸름하고 긴 쌍꺼풀이 없는 눈을 가진 여인이다.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뮬란’의 여자 주인공을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양인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동양인의 눈은 이런 모양. 눈 앞쪽 구석에 눈물주머니를 가리고 있는 피부주름을 ‘몽고주름’이라 칭하는 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점점 미의 기준이 서구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요즘, 쌍꺼풀이 있고 눈 앞쪽이 탁 트인 큰 눈이 미인의 첫 번째 기준이 되고 있다. 연예인을 보아도 김남주(사진)의 섹시한 눈은 동양인의 일반적인 눈보다 훨씬 큰데다 눈 사이가 멀지 않아 시원스러운 것이 거의 서양인의 눈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최근 젊은 여성들은 쌍꺼풀수술에 만족하지 않고 눈이 더 커 보이도록 앞트임(몽고주름 제거술) 또는 뒤트임을 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앞트임은 눈 안쪽을 3∼5㎜ 절개하고 주름 조직을 옆으로 옮겨주는 것. 뒤트임은 눈의 뒤쪽을 같은 방법으로 절개해 봉합한다. 눈매가 시원하고 깊어지는 효과가 있다. 수술 뒤 2∼3개월은 붉은 기가 남아 있어 화장으로 가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수술은 모든 사람에게 가능하지도 않고 또 무리하게 시술하면 인상이 지나치게 강해 보이고 동양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잃는다. 때문에 경험 많은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전체적인 얼굴 모습에 어울리는지 살펴보고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쌍꺼풀수술이나 몽고주름 제거수술로 더 예쁜 눈을 만들어 주는 것은 눈이라는 창에 아름다운 레이스 커튼을 달아주는 것과 같은 일이다.
이는 여성으로서 당연한 욕심일 것이다. 그러나 가끔 유명 탤런트 사진을 들고 와서 그들과 똑같이 수술해 달라는 여성들을 보면 안타깝다.
성형외과 의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창조주가 아니다. 아름다운 여성보다는 지혜로운 여성이 더 매력적인 법.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창의적인 재구성 과정을 통해 더 조화롭고 아름다운 방향으로 이끌고자 노력하는 것은 또 하나의 지혜로운 선택일 것이다.
서울성형외과 압구정클리닉 이민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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