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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탈출 건강체중 지키기]"운동없는 살빼기 몸에는 敵"

입력 | 2002-06-02 17:39:00


체중 감량은 체중이 줄어드는 단계와 이 상태에서 계속 유지하는 단계로 이뤄진다.

이 중 둘째 단계가 어렵다. 잘못된 습관을 바꾸어 평생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유행 다이어트’는 첫번째 단계, 즉 가장 쉬운 부분 만을 강조한다.

살빼기 도전자 중 김효섭씨(남·32)는 20세에 100kg에 육박하자 굳은 결심을 하고 단식원에 들어갔다. 1주일만에 7kg을 감량했지만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이 너무 심해 계속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한 달만에 원래 체중을 회복했다.

신옥주씨(여·43)는 2년 전 단식원을 찾아 15일만에 6kg을 뺐다. 하지만 이후 식사량을 줄이고 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달만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다. 얼마 전에는 두 달 동안 ‘포도다이어트’를 시도해서 4kg을 뺐지만 역시 한달만에 체중은 제자리를 찾았다.

이들은 왜 실패했을까?

우리 몸은 무리하게 음식섭취를 제한할 경우 본능적으로 체내 대사율을 떨어뜨려 소모열량을 최소화시킨다. 몸은 ‘기아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인식하여 빠르게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다. 처음에 섭취량을 줄이면 체중이 ‘신나게’ 줄어들지만 곧 평행선을 그리는 이유는 소모열량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섭취량이 조금만 늘면 여분의 열량은 지방으로 바로 저장된다.

게다가 하루에 1200kcal 미만으로 섭취하면 부족한 열량을 근육내 단백질에서 가져와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량이 줄어든다.

따라서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오게 되면 근육량은 줄고 지방량은 늘어 실제로는 다이어트 전보다 오히려 더 비만해진 셈이 된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있으니 다시 다이어트를 시도해도 전 같이 빠지지 않는다.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체질로 바뀐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요요 현상’이 반복될수록 체중을 줄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지며, 반대로 다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 빨라진다.

현재 체중에서 인위적으로 살을 빼려 한다면 뇌에 이미 ‘정해져있는 체중’이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어도 하루 1200kcal 이상을 섭취하면서 일주일에 0.5∼1kg 정도의 속도로 체중을 줄여야 한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규칙적인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이어트 식품은 식사 조절을 잘 하지 못해 비만해진 사람에게 식사 대용으로 먹도록 함으로써 영양상의 불균형 없이 효과적으로 체중을 줄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식사 요법의 보조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다이어트 식품 광고를 보면 다른 음식은 먹지 않고 그 식품만 먹으면 살을 뺄 수 있다고 선전한다. ‘1주일에 5kg 감량’이란 선전 문구대로 살이 빠지면 필연적으로 요요현상이 나타난다.

하루 섭취량을 800kcal 이하로 제한하는 초저열량 식이요법은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전해질 이상이나 부정맥, 심근 약화로 사망할 위험도 있다.

다행히 별 부작용 없이 체중이 빠졌다 하더라도 정상 식사로 돌아가는 순간부터 체중이 급격히 다시 불어나게 된다. 일부 다이어트식품 광고를 보면 미국 FDA의 공인을 받았으니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이 공인은 이 다이어트식품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지 다른 음식은 먹지 않고 이 식품만 먹어도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박용우 성균관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