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를 보려면 Pusan이 아니라 Busan으로 가셔야 합니다."
2000년 7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새 로마자 표기법 때문에 월드컵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축구팬들이 혼란스러워질 우려가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1일자)에서 보도했다. 새 표기법에 따라 첫글자가 K,T,P,CH로 표기돼 오던 단어가 G,D,B,J로 바뀌었기 때문.
오래된 여행 책자를 들고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Pusan'과 'Busan'을 구분하지 못해 부산(Busan)에서 부산(Pusan)을 찾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개최도시인 대전, 대구의 앞글자는 T에서 D로, 광주는 K에서 G로, 전주는 C에서 J로 표기가 바뀌었다. 실제로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인터넷 여행안내사이트는 신-구 표기법을 함께 표기하고 있다.
로마자 표기법을 개정한 것은 국어학자들이 '우리말 원음에 가깝도록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Gim Daejung'으로 영문 이름이 바뀌게 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경우 'Kim Dae Jung'이라는 기존의 표기법도 충분히 원음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싱가폴의 영자지 스트레이츠타임스도 최근 기사에서 "월드컵 기간중 40만명의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텐데 길을 찾지 못하면 가방을 싸들고 일본으로 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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