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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8월의 저편 36…42.195킬로미터 4시간54분22초(8)

입력 | 2002-06-02 23:06:00


《지금까지의 줄거리

무당이 죽은 자의 혼을 잇달아 불러낸다. 이우철의 첫 부인 인혜는 요절한 장남을 한탄하고, 두 번째 부인 정희는 손녀 유미리를 가엾어한다. 비극의 소녀가 우철의 남동생 우근에 대한 사랑을 얘기한다. 미리는 일가족의 가라앉은 혼을 끌어올리리라 약속한다. 굿을 끝낸 미리는 서울에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데,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큐우 파아 아픔만을 생각하고 큐우 파아

아픔마저 생각할 수 없는 일보직전에서 큐우 파아 아픔에 머물러 큐큐 파파 뭐지 이 아픔은 큐큐 파파

떡방아로 무릎을 내리치는 듯하다고 형용하면 전달될까 큐큐 파파 실제로 내 몸무게의 두 배 무게로 큐큐 파파 100킬로그램으로 무릎을 아스팔트에 내리찍고 있는 셈이니까 큐큐 파파 사토 코치가 풀 마라톤을 뛰면 키가 2센티미터나 작아질 수도 있다고 했는데 큐큐 파파 안 되지 안 되지 주먹을 쥐고 있잖아 손에 힘을 빼고 어깨까지 아파지면 팔을 흔들 수 없다 큐큐 파파 다리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으니까 팔을 휘저어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큐큐 파파 큐큐 파파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동대문을 지났어요. 이제 2.5킬로미터만 가면 15킬로미터 지점 급수소예요.”

“앞으로 몇 킬로미터 남았느니 말하지 말아요. 지금 나는 1킬로미터도 뛸 자신이 없어요. 2.5킬로미터라니 끔찍하군요. 저 전신주까지, 저 플라타너스까지라고….”

“그렇게 아파요?”

“아파요. 지금 내딛는 한 걸음은 견딜 수 있지만, 다음 한 걸음은 과연 견딜 수 있을지….”

“알겠어요,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요. 하낫 둘, 하낫 둘, 하나 둘 하나 둘, 하낫 둘!”

큐큐 파파 외롭고 슬프고 화가 나도 큐큐 파파 아프면 아픈 동안은 아픔으로 충만하다 큐큐 파파아픔으로 구원되는 일도 있다 큐큐 파파 아픔을 추구한 일도 있다 큐큐 파파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아픔은 없다 아픔은 사라진다 큐큐 파파아픔은 물론 강하지만 아픔보다 더 강한 것이 있다 큐큐 파파 아무리 무참한 고문을 당해도 친구의 이름을 발설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큐큐 파파 때리고 걷어차고 태우고 자르고 도려내고 벗겨내도 큐큐 파파 자기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아픔이란 큐큐 파파

유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