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국 축구대표팀이 힘과 기량을 겨루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제전인 월드컵이 개막되면서 한국과 일본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때를 놓칠세라 일본엔 ‘밤의 여인들’도 대거 몰려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 경시청은 최근 도쿄 시내 이케부쿠로 역 부근에서 폭력배 2명을 매춘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남미 콜롬비아 여성들이 손님을 유혹하는 동안 망을 보거나 업소에서 싸움이 생길 때 해결사 노릇을 하며 돈을 챙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외국 출신 여성 30여명으로부터 하루에 한 사람당 최하 8000엔(약 8만원)씩을 뜯어왔다고 한다.
특히 월드컵 대회 개막을 전후해 도쿄 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등 대도시에 외국인 매춘부가 급증하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은 전하고 있다.
외국의 매춘 조직과 일본의 폭력단이 짜고 월드컵 관람객을 위장해 외국 여성들을 입국시킨 뒤 경기장 관람석이 아닌 밤거리에 세워놓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러시아의 금발 미녀도 5∼10명씩 나리타 공항이나 홋카이도 항구를 통해 일본에 들어와 밤거리로 직행하고 있다. 일본의 한 신문은 러시아 콜롬비아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 온 여성 1만명가량이 현재 일본 내에서 매춘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돈을 좇아 이국땅에서 서러운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이들 여성은 같은 ‘일’을 하는 일본 여성들에 비해 ‘저가’의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계기로 언론매체에 한국 관련 프로그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한국의 말과 음식, 관광명소 등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이 높아졌다.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국 붐에 편승해 마사지업을 가장한 불법매춘업소가 ‘한국 미인 유학생 대거 확보’ 광고를 스포츠신문에 사진까지 넣어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성인용 잡지에는 ‘한국 현지 촬영 여대생 누드 특집’을 이름과 나이 및 얼굴 사진까지 곁들여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 ‘이것도 민간교류 차원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도쿄〓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