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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외국인 범죄급증 심상치않다

입력 | 2002-06-02 23:25:00


월드컵 대회 개막을 전후해 부쩍 늘고 있는 외국인 범죄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몇해 전부터 취업 목적으로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범죄가 잦아졌고 최근에는 월드컵 관람을 빙자해 입국한 외국인 범죄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2, 3명이 한 조가 되어 은행이나 그 주변에서 교활한 수법으로 현금이나 귀중품이 든 가방 핸드백 등을 바꿔치거나 훔쳐간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이후 불과 1주일 동안 신고되거나 적발된 사건만 6건이라고 하니 그 추이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월드컵 열기가 본격화되면 외국인 범죄는 더 증가할 우려가 크다. 초기에 이를 막지 못한다면 공들여 준비해온 월드컵 행사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국내에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이 26만여명에 이르고 이 중 1만여명으로 추산되는 밀입국자들은 신원파악조차 어렵다. 물론 이들 외국인을 우범자처럼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법체류자가 증가할 때 경찰이 외국인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외국인 범죄는 마치 유행병처럼 확산되어 치안부재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 범죄를 담당하는 우리 경찰력의 한계에 있다. 경찰이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마다 외국인 범죄 조사반을 배치하거나 외사수사대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경찰 수사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경찰청의 경우 외국인 범죄를 담당할 외사요원이 십수명에 불과하다고 하니 예방이나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겠는가. 그나마 경찰력이 월드컵 경기장에 집중된다고 보면 그 밖의 지역은 치안이 허술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치안당국은 이번 기회에 보다 강력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찰이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외국인 범죄에 지금처럼 소극적으로 대처할 경우 불법체류 외국인의 증가와 함께 원치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