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넘버 세븐, 데이비드 베컴.’
경기 직전 장내 방송을 통해 베컴(27·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소개되는 순간 사이타마 경기장 스탠드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영국 팬은 물론 베컴을 보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선수 출입구를 지키고 있던 일본의 축구팬은 열광 그 자체였다. 경기에 들어가자 관중들은 베컴의 일거수일투족에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환호하며 응원했다. 부상공백을 딛고 당당히 잉글랜드의 첫 경기에 나선 월드 스타의 부활을 축하한 것.
이날 ‘베스트 플레이어’로 잉글랜드의 선제골을 넣은 솔 캠블이 선정됐지만 관중들의 열광과 환호는 완전히 베컴의 차지였다.
베컴은 이날 코너킥에서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한 것 외에도 부상으로 연습경기에 한동안 불참한 ‘빚’을 모두 갚으려는 듯 좌우 필드를 빠르게 넘나들며 현란한 개인기로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베컴은 캠블, 오언, 헤스키 등과 함께 전방 공격진을 형성해 팀의 깔끔한 공격을 주도해 잉글랜드 축구의 ‘정신적 지주’임을 입증했다. 베컴은 그러나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지 후반 도중에 교체돼 관중들의 아쉬움을 샀다.
사이타마〓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