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12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지방선거에서 지방의 문제가 실종되고 중앙정치의 이슈가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등 각 정당이 전략지역이나 취약지역 등에 대한 당 지도부의 지원유세를 강화키로 하고 ▲세대교체와 정권재창출 ▲부패정권 심판과 정권교체를 이번 선거전의 최대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의 경우 광주시장 후보등의 경선이후 후보교체 파동을 겪으면서 지방에서 시민경선제로 뽑은 후보를 중앙에서 국회의원들이 교체하는 등 `신중앙집권적''인 모습들을 보여줘 지방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또 예전의 선거 때와 비교할 때 크게 낮아진 자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 만회를 위해 광주·전남지역에 정대철 최고위원(4일)-정동영 고문(6일)-노무현 대통령 후보(9일)-한화갑 대표(11일)순으로 이어지는 지도부 유세 지원팀을 파견할 계획이다.
한나라당도 2일 서청원 대표가 광주·전남지원유세에서 부패정권 심판과 정권교체를 강조한데 이어 오는 7일 이회창 대통령 후보가 광주·전남을 방문해 집권하면 도청이전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 공약을 발표할 예정으로 있는 등 지방선거가 각 정당의 `영토 쟁탈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영향 탓에 일부 후보는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상대후보에게 지방의 문제가 아닌 중앙의 정치이슈를 질문하는 등의 정치공세가 난무하고 있고, 거리유세에서도 지역의 미래비전이나 지방분권 등의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주제보다는 중앙정치 문제가 단골메뉴가 되고 있다.
심지어 풀뿌리 자치의 근간인 기초의원 후보들까지 ▲주민자치▲생활자치 문제보다는 정권재창출, 부패정권 심판 등의 주제로 골목유세를 펼치고 있는 등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가 실종될 위기에 처했다.
오재일 전남대 교수는 이에 대해 “지방의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되어야할 지방자치 선거에 중앙의 정치이슈가 핵심으로 등장하면서 지역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고 지방자치 본래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며 “주민들도 지역정치와 중앙정치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고 지방자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거를 통해 지역정치 복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일보/金柱正기자 jjnew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