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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아시아축구 자존심 걸고 동시출격

입력 | 2002-06-03 17:13:00


'50년전으로 후퇴한 시계바늘'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한국 일본 중국이 실추된 아시아축구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4일 나란히 본선 첫 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폴란드, 일본은 벨기에, 중국은 코스타리카가 각각 맞상대.

1일 독일에 0-8로 참패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축구를 50년 뒤로 후퇴시켰다는 '베이징 모닝포스트'지의 표현대로 아시아축구의 위상은 땅에 떨어져 있는 상태. 이 때문에 4일이 또다시 '수난의 날'이 될지, 아니면 '명예회복의 날'이 될지는 3개국 선수들의 발에 달려 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오른뒤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항상 '변방'에 머문 아시아축구. 전세계 60억 인구의 60%인 36억 아시아인이 열렬한 성원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아시아축구의 현주소가 공개되는 것.

우선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은 최근의 상승세에다 홈그라운드의 잇점이 더해져 월드컵 첫 승 가능편이 높은 편.

5회 연속 월드컵 출전팀인 한국은 FIFA랭킹 40위로 D조 4개국 가운데 가장 순위가 떨어지지만 잉글랜드, 프랑스 등 강팀들과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선전함으로써 폴란드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여기에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을 받는 '안방경기'에선 선수들이 실력 이상의 기량을 발휘하는 강점도 있다.

일본은 벨기에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튀니지 러시아 등과 함께 H조에 속한 일본은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벨기에만 꺾는다면 16강 진출 티켓을 반쯤 거머쥐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

일본은 벨기에가 지난달 19일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따냈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강팀이지만 나카타 히데토시(파르마)를 중심으로 한 미드필더진이 중원을 장악하면 첫 승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명장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코스타리카전이 월드컵 사상 첫 경기. 그만큼 선수들의 부담은 크다.

하지만 C조에서 브라질 터키보다는 코스타리카가 그나마 해볼만한 상대. 선수들이 첫 경기의 긴장감 때문에 게임을 망치지만 않는다면 대등한 승부로 이끌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