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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종신보험도 ‘변동금리형 시대’ 오나

입력 | 2002-06-03 17:39:00

삼성생명 설계사가 고객에게 변동금리형 '무배당 삼성종신보험'을 설명하고 있다.


보험상품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팔고 있는 종신보험을 확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형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종신보험은 가입할 때 정해진 확정금리(예정이율)가 만기까지 적용된다. 따라서 시중금리가 예정이율보다 낮아지면 보험사는 엄청난 손해(역마진)를,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이익을 보게 된다.

보험사들은 외환위기 이후 시중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조원의 역마진을 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정이율을 확정형이 아닌 변동형으로 바꾸고 있다.

고객이 현재 금리가 최저 수준이라고 판단하면 변동금리형을 택해야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면 확정형을 선택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첫 도입〓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역마진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변동금리형 종신보험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최저 4%까지는 보장해주고 추가로 수익이 나면 고객에게 더 많은 보험금을 돌려주는 구조다.

종신보험에 적용되는 변동금리(공시이율)는 매월 공시하며 1년간 확정적으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6월에 가입하면 6월에 공시한 이율이 연말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러한 추세는 신한, SK생명으로 퍼졌다. 두 회사는 최저보장이율을 삼성생명보다 1%포인트 높은 5%로 잡으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신한생명은 삼성과 달리 3개월마다 변동금리를 공시한다.

그러나 교보, 대한생명 등과 외국계 보험사는 여전히 확정금리형 종신보험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예정이율을 크게 내려서 추가로 역마진이 날 가능성이 적고 금리가 올라가면 수익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변동형이 더 유리〓확정형 종신보험을 파는 회사의 예정이율은 5.0∼5.5% 수준. 작년부터 금리가 급락하면서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대폭 내렸기 때문이다. 예정이율 인하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반면 삼성 신한 SK생명의 공시이율은 확정형 종신보험의 이자율보다 훨씬 높다. 삼성은 6.4%, 신한 6.5%, SK 5.8% 등이다.

적게는 0.8%포인트에서 많게는 1.5%포인트까지 차이가 난다. 변동금리형 가입자는 이만큼의 이자가 더 붙어 사망시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난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물가상승을 우려해 콜금리를 추가로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 시중금리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변동형 상품을 택해야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금과 보장성보험도 변동금리형으로 전환〓최근에는 종신보험과 함께 개인연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평균수명은 연장된 반면 직장생활 기간은 짧아지고 있어 퇴직 후 생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50대만 되면 특별한 이유없이 직장을 떠나야 하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상품도 과거 확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바뀌었다.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보험사에서 파는 연금상품은 모두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이 밖에 보장성 보험에 저축기능을 추가한 상품도 모두 변동금리형으로 전환됐다.

▽자산 운용실적이 중요한 선택기준〓보험사는 고객이 낸 보험료로 주식 채권 대출 부동산 등에 투자해 돈을 번다.

공시이율은 이 같은 자산운용의 결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자산운용수익률이 높아야 공시이율도 높아진다.

따라서 변동금리형 종신보험을 선택할 때는 해당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외환위기 이후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채권 및 대출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운용수익률은 실세금리와 비슷한 범위에서 움직이지만 회사별로 차이가 난다.

또 연간 수익률 1% 차이가 커보이지 않지만 20년간 쌓이면 금액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변동금리형 종신보험 판매회사

회사상품 특징가입연령삼성최저이율 4% 보장. 70세 이전에 사망하면 1억원 확정보장, 70세 이후는 공시이율에 따라 보험금이 변함. 현재 공시이율 6.4%15∼57세신한최저이율 5% 보장. 긴급자금 필요시 중도인출 및 노후연금 전환 가능. 배우자특약 가입시 부부에 대해 사망보장. 현재 공시이율 6.5%15∼60세SK최저이율 5% 보장. 공시율은 약관대출이자율 -1.5%로 현재 5.8% 수준. 70세 이전에 사망하면 1억원 확정보장, 70세 이후는 변동15∼60세 자료:생명보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