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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4일 폴란드전…태극전사 가족들 표정

입력 | 2002-06-03 18:43:00

안정환 선수 부부(왼쪽)와 골키퍼 김병지 선수 부자.



“최선을 다해서 국민 성원에 꼭 보답해주길….”

폴란드와의 운명의 일전을 하루 앞둔 3일 한국 축구대표팀의 가족들은 ‘태극전사’들이 국민에게 환희의 승전보를 전해줄 것을 염원했다.

박지성 선수의 부모인 박성종(朴成鍾·43·경기 수원시 팔달구) 장명자(張明子·42)씨 부부는 이날 아침부터 절에서 불공을 드리며 아들의 선전과 한국의 16강 진출을 기원했다.

박씨 부부는 오전 8시경 경북 경주시에 있는 박 선수와의 전화통화에서 “신경 너무 많이 쓰지 말고 평소 해온대로 해라. 골 욕심 버리고 어시스트 많이 해라”라고 주문했다. 박 선수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아버지 박씨는 “아들이 평소 과묵한 편이라 말은 없지만 이날 목소리는 힘이 넘치고 활기찼다”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훌륭한 경기를 보여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태욱 선수의 어머니 김명자(金明子·47·인천 남동구 만수5동)씨는 “마냥 어리게만 느껴졌던 막내 아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출전한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뿌듯하다”며 “내일 경기에 뛰게 된다면 자신있게 경기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일 남편 최동안(崔東安·52)씨와 교회에서 아들의 선전과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간절히 기도한 김씨는 최 선수가 전화를 걸어올 때만 통화한다. 전화 통화가 최 선수에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틀 전에 태욱이 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얘기밖에 못했어요. 태욱이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잘해서 국민 성원에 꼭 보답했으면 좋겠네요.”

유상철 선수의 부인 최희선(崔熙先·31·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는 최근 너무 긴장해서인지 몸살까지 앓고 있다.

최씨는 상기된 목소리로 “그동안 남편의 경기는 모두 봤지만 내일 경기만 생각하면 숨이 막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그래도 내일 아이들과 함께 경기장에 직접 나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유 선수가 참가하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최씨는 “남편이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한국팀이 승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진철 선수의 부인 신정임(辛貞任·34·전북 전주시 덕진구)씨는 여느 경기 때처럼 집에서 향을 피우고 불공을 드리며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매일 최 선수의 건강과 대표팀의 선전을 위해 불공을 드리는 신씨는 “우리 국민이 너무도 바라는 16강에 꼭 올랐으면 좋겠다”며 “남편도 부상 없이 경기를 마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