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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박찬호 쑥스런 2승 “이라부 구원 고맙다”

입력 | 2002-06-03 19:47:00

박찬호가 4회 마운드로 걸어나온 포수 빌 헤이슬만과 볼 배합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마치 2명의 서로 다른 투수가 마운드에 선 것 같았다.

4회까지는 매 이닝 탈삼진에 2안타 무4사구 무실점, 5회들자 연속 볼넷에 안타와 홈런, 그리고 6회들어 또다시 홈런과 몸에 맞는 공.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팀 타선과 수비의 지원에 힘입어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3일 알링턴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홈경기. 박찬호의 직구는 스피드건에 딱 한번 150㎞가 찍혔을 정도로 위력적이지는 않았지만 주무기인 폭포수 커브를 비롯한 변화구의 각도가 예리했고 제구력도 절묘하게 이뤄졌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상큼한 출발을 한 박찬호는 팀 타선이 아메리칸리그 다승선두(8승)인 상대 선발 폴 버드에게 뭇매를 날리며 1회말 5점을 먼저 뽑아줘 한결 어깨가 가벼워졌다. 박찬호는 2회 선두 마크 스위니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1사후 마이클 터커의 안타성 타구를 좌익수 러스티 그리어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 3회와 4회는 별다른 상황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하지만 박찬호는 팀이 2점을 더 내줘 7-0으로 앞선 5회들자 갑자기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선두 터커에게 투스라이크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루이스 앨리시아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브렌트 메인에게 안타, 네이피 페레스에게 희생플라이,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좌월 2점홈런을 맞아 실점은 순식간에 4점으로 불어났다. 6회에도 1사후 조 랜더에게 좌월 1점홈런을 맞았고 터커에게 사구를 맞히자 7-5로 앞선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물러났다.

이후 텍사스는 일본인 투수 이라부 히데키의 1이닝 무실점 마무리 속에 캔자스시티와 1점씩을 주고받아 8-6으로 승리, 사상 첫 한일투수가 승리와 세이브를 합작하는 기록을 남겼다. 박찬호는 시즌 2승째(2패), 이라부는 12세이브째(2승4패).

박찬호는 8일 오전 10시5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커브-체인지업 좋아져”

▽박찬호〓오늘은 이것 저것 여러 구질을 다 던져보려고 했다. 커브 체인지업 모두 좋아진 느낌이었다. 5회 선두타자를 잡은 뒤 터커에게 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 됐다. 투구 동작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듬어야 할 부분 많다”

▽텍사스 제리 내론 감독〓만족한다. 박찬호는 역시 좋은 투수다. 한달 이상의 공백을 딛고 이 만큼 던지는 것은 힘들다. 5회들어 갑자기 흔들린 것은 투구 동작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생각한다.

박찬호 캔자스시티전 투구내용 타순 타자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① 페레스 우비   중비   좌희   ② 페블스 三땅     유안 좌홈   ③ 벨트란 삼진     삼진 二땅   ④ 스위니   좌안   二직   삼진 ⑤ 랜더   삼진   유땅   좌홈 ⑥ 터커   좌비     볼넷 사구 ⑦ 앨리시아   투땅     볼넷   ⑧ 이바네스     一땅   중비   ⑨ 메인     삼진   중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