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세계적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언어이론가인 움베르토 에코(70)가 한국의 개고기 식용문화를 공격해온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를 맹공했다.
에코는 계간 '세계의 문학' 여름호에 실린 고려대 김성도 교수(언어학)와의 대담에서 바르도를 '르펜(프랑스의 극우정치가)의 지지자'이자 '파시스트'라고 칭하며 "그가 개고기 문화를 비난의 표적으로 선택했다면 졸렬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에코는 "서구인들도 돼지고기를 자연스럽게 먹지만 돼지 역시 아주 영리한 동물이다. 돼지 주인은 어느날 '안녕, 잘 있었니?'라고 인사를 건넨 다음 돼지를 죽여 먹는다"며 "사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고양이를 먹는 일도 그다지 끔찍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에코는 "이와 같은 문제는 내가 관심을 갖고있는 문화간의 '번역'의 문제"라고 말하며 "문명권간의 관용을 가져야 한다. 점차 증가하는 이민 및 인종간의 이동으로 유럽인도 이제는 개와 개구리, 원숭이를 먹는 이웃과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