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경제계 대표들은 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 시작을 양국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15차 한미 재계회의를 열고 한미간의 통상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FTA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경련은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등으로 인해 한미 투자협정(BIT)조차 체결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점점 블록화하는 북미시장에 대한 수출을 유지하려면 FTA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이후 세계적으로 보복적인 무역보호조치가 확산되는 가운데 열려 관심을 모았다. 전경련은 최근 철강 자동차 등에 대한 미국 측의 규제나 통상압력이 부당함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 또 수입규제 조치가 수입가격을 상승시켜 미국 소비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측 위원장인 US스틸 토머스 어셔 회장은 “수입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는 불공정한 수출관행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혀 양측간에 시각차를 나타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위원장인 효성 조석래(趙錫來) 회장을 비롯해 삼보컴퓨터 이용태(李龍兌) 회장,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 등 경제계 대표들이 참석했고 미국 측에서는 20여명의 대표단이 참가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