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시의 한 백화점 사원들이 축구 유니폼을 입고 일본의 승리를 외치고 있다.
일본인들의 독서열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TV, 영화등 대중 매체가 발달된 일본이지만 책은 여전히 일본인들의 생활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전철을 타면 호주머니에서 ‘포켓판 문고’를 꺼내 읽거나 둘둘 말아 손에 쥐고 있던 잡지를 펼치는 사람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의 도심은 물론 지방 변두리 구석 구석까지 지하철, 전철이 거미줄처럼 놓인 덕에 일본은 나름대로의 전철 독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책을 읽는 인구가 많은 만큼 일본의 책 종류는 다양하고 여러 분야에 걸쳐져 있다. 사회적인 이슈가 있으면 그 주제를 다룬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도 독특하다.
일본 서점가와 출판 업계는 요즘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축구 관련 잡지의 판매가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50여종이 넘는 축구 관련 스포츠 전문 잡지가 발행되고 있다. 축구를 주제로 한 단행본은 대형 서점의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여서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축구 관련 월간지나 부정기 간행물 등을 합쳐봐야 손으로 꼽을 정도인 한국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생각되지만, 실은 평소의 5배가 넘는 대단한 수치다. 4년전인 프랑스 월드컵과 비교해도 3배에 가깝다.
발행 횟수도 늘어났다. 주간지 ‘사커 매거진’은 월드컵 개막과 함께 1주간 2회 발간을 단행했다. ‘사커 매거진’의 편집장은 1주2회 발행 첫날, 서점 판매대에서 직접 책을 팔고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격주간으로 발행되던 ‘Number’ ‘Sports Yeah’ 등은 주간 발행으로 돌렸다.
공급의 증가도 수요가 따라줘야 하는 법. 서점 관계자에 따르면 ‘사커 매거진’의 경우 판매가 평소보다 5배 이상 늘어났다. 축구 전문 잡지와 단행본의 수요는 지난달 일본 대표팀의 엔트리가 발표되면서 급증했다. 일본의 출판업계는 지금 월드컵과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