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전자·보안·의료기 제조업체 미국의 세계적 재벌기업 타이코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데니스 코즐로스키(55)가 3일 돌연 사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타이코사 측은 그가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으나 계속된 주가 급락, 거듭된 순익 경감 등에 부담을 느낀 데다 최근 탈세혐의까지 불거져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저지주 노동자 가정 출신의 그는 78년 타이코사에 입사해 92년 CEO 자리에 오른 뒤 90년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타이코사를 한 때 시가총액 12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20대 기업으로 키워내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엔론사태로 인해 기업경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고조됐던 1월, 그가 회사를 4개사로 분할할 것이라고 밝힌 뒤 3개월 만에 이를 취소하면서 경영자로서 그의 자질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의 사임으로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해졌으며 과거 인수합병을 주도했던 타이코사가 이젠 합병의 대상이 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3일 타이코사의 임시회장 겸 CEO직에 오른 존 포트 전 타이코 CEO는 타이코사가 올 순익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타이코 주가는 이날 24.6% 폭락한 16.55달러에 거래됐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