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으로.”
48년 만에 월드컵 첫 승을 올린 흥분 속에서 5일 오후 서울 성동구 뚝섬 체육 공원에서 월드컵 16강 진출의 염원을 담은 영화인들의 축구 경기가 펼쳐졌다.
15일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광복절 특사’의 제작진과 다음달 개봉을 앞둔 ‘라이터를 켜라’의 제작진이 16강 진출을 기원하자며 함께 축구 경기를 갖기로 한 것.
이에 따라 팀 별칭도 각각 ‘16강 특사’와 ‘16강을 켜라’로 지었다.
설경구, 차승원, 김승우, 강성진, 강신일, 이원종, 박영규, 이해진 등 배우와 ‘광복절 특사’의 김상진 감독,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중 감독이 주전 선수로 나서 전 후반 45분 동안 운동장을 누볐다.
‘광복절 특사’와 ‘라이터를 켜라’에 모두 주연을 맡은 차승원은 전반전은 ‘라이터’팀으로, 후반전은 ‘광복절 특사’팀으로 뛰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16강을 켜라’ 팀의 ‘황선홍’인 이원종이 첫골을 집어넣은 데 이어 5분쯤 뒤에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광복절’팀과‘라이터’팀은 각각 붉은 색과 노란색으로 그럴듯하게 차려입었으나 평소 영화에서 보여주던 멋진 동작과 달리 간간이 헛발질과 ‘어림없는’ 슛이 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안정환 파마’를 한 김상진 감독은 90㎏이 넘는 육중한 몸으로 공의 흐름과 상관없이 뛰어다녀 “머리만 안정환”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두 팀은 모두 선수들의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전원 공격, 전원 수비’라는 최첨단 전략을 택했다.
“이게 황선홍이 샷던 왼발 발리슛이닷”
“그게 황선홍 슛이면, 이건 유상철의 인프런트슛이다.”
운동장 한 켠에서는 제작진들이 “오∼ 필승 코리아” “짝짝,짝짝짝 대∼한민국”을 외치며 16강 진출을 기원했다.
경기는 7 대 1로 ‘16강을 켜라’팀이 승리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