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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일본]방송사 웃고 관광업계 울고

입력 | 2002-06-06 23:17:00


월드컵으로 일본열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 특수를 노려온 산업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월드컵 전 경기를 방영하는 통신위성 방송사인 스카이퍼펙트TV를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관광 및 관련업계는 의외로 실적이 저조해 울상이다.

64경기의 방영권을 모두 확보해 무료중계하는 스카이퍼펙트TV는 5월 한 달에만 신규가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나 늘어난 11만8458건을 기록했다. 또 4일 일본-벨기에전을 앞두고 1, 2일 이틀동안 8500건의 신규가입신청이 몰려 누계 가입자수는 총 320만건 가까이 됐다.

일본전을 포함한 일부 경기의 경우에는 공영방송인 NHK나 민간방송에서도 중계를 하고 있지만 축구팬들은 “한 경기도 놓칠 수 없다”며 스카이퍼펙트TV에 가입하는가 하면 스카이퍼펙트TV에 가입한 상점이나 사무실을 찾아 열성적으로 관람하고 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대대적인 대회 홍보방송에도 불구하고 신규가입자가 늘지 않아 고민하던 스카이퍼펙트TV는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하는 분위기. 그러나 신규가입이 당장 경영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 같다. 월드컵 경기 방영권료나 선전비에 170억엔을 쏟아붓는 바람에 올해는 24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고 내년에나 흑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가전 각사가 월드컵을 앞두고 내놓은 대형벽걸이형(PDP) TV나 DVD레코더 등 영상(AV)관련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방송위성(BS)용 TV는 예상에 크게 못 미쳐 4월 한달 동안 7만대밖에 팔리지 않았다.

일본축구대표팀 후원업체들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기업. 기린맥주가 일본대표의 메시지를 인쇄한 ‘일본대표응원캔’ 맥주를 내놓자 매출이 평소에 비해 3배나 늘었으며 아디다스저팬의 일본대표 유니폼이나 대회공식 축구공 ‘피버노바’도 제품이 모자랄 정도.

그러나 나머지 업계는 “월드컵 경제 효과가 없다고 해도 이렇게 썰렁할 수는 없다”며 한숨. 일본항공(JAL)은 월드컵기간 중 한일노선에서 1만명, 구미노선에서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한국 호텔예약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목표를 최소 10% 낮춰 잡고 있다. 또 한일노선 승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세기편을 운항 중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도 승객 탑승률이 저조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