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잉글랜드(삿포로)〓이번 대회 예선 경기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기. 명실 상부한 우승 후보간의 격돌인 데다 그다지 좋지 않은 양국의 국민 감정까지 생각한다면 경기 외적인 요인도 흥미를 끈다.
양 팀의 스타플레이어가 뛰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기를 지켜볼 가치가 있다.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이상 잉글랜드)과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이상 아르헨티나) 등 양 팀의 경기는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다. 베컴과 베론이 펼치는 미드필드 싸움과 오언과 바티스투타가 겨루는 득점 경쟁이 볼 만하다.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지명도 높은 선수들로 구성된 아르헨티나가 전력상 약간 우위. 그러나 골키퍼는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시먼의 노련미가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을 듯.
▽스웨덴-나이지리아(고베)〓1패를 안고 벼랑에 몰린 나이지리아나 아르헨티나를 마지막 경기로 남겨두고 있는 스웨덴이나 ‘죽음의 조’에서는 나을 것이 없는 상황이다. 이 경기에서 패하는 팀은 16강 진출이 어려워진다.
스웨덴과 나이지리아는 서로를 1승 상대로 꼽고 있다. 그러면서도 두 팀 모두 지난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저마다 포워드진의 ‘한 방’씩을 가지고 있는 팀들이기 때문에 승부는 미드필드와 수비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나이지리아의 오거스틴 제이제이 오코차와 스웨덴의 프레드리크 융베리가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페인-파라과이(전주)〓첫 경기에서 슬로베니아에 무난히 승리, 내친 김에 사실상 조 1위를 확정짓겠다는 스페인의 공세를 파라과이가 어떻게 막아낼지가 관심.
스페인은 투톱 곤살레스 블랑코 라울과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외에 루이스 엔리케, 후안 카를로스 발레론, 디에고 트리스탄 등이 가공할 공격력을 선보이며 강력한 4강 후보로 떠올랐다.
이에 맞서는 파라과이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 뒤지는 게 사실. 남아공과 비긴 뒤 체사레 말디니 감독 교체설이 나오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어 상승세를 탄 스페인을 이겨 이변을 연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신예 스트라이커 로케 산타크루스를 앞세운 역습이 먹힌다면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도 있다. ‘돌아온 골 넣는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가 과연 득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전주〓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삿포로〓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