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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천재작가 포의 다양한 문학편력 '우울과 몽상'

입력 | 2002-06-07 17:52:00


우울과 몽상/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홍성영 옮김/848쪽 2만8000원 하늘연못

시 단편 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천재성을 발휘했으나 궁핍과 광기 속에서 삶을 마감했던 불운의 천재 에드가 앨런 포(1809∼1849). 그의 단편 58편 전부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포는 이제까지 몹시 제한적으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알려져 왔다. ‘검은 고양이’로 대변되는 공포와 광기의 작가, 혹은 ‘모르그 가의 살인’이라는 최초의 추리소설을 쓴 작가로 기억될 뿐이었다. 번역 과정을 통해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포의 새로운 펜 자국을 보게 되었다.”

옮긴이의 후기에서 보듯 ‘환상’ ‘풍자’ ‘추리’ ‘공포’ 등 네 갈래로 추려 묶인 그의 단편들은 한 두 마디로 단정할 수 없는 포의 다양한 문학적 특질들을 펼쳐 보인다. ‘풍자’편에서 부조리한 상황설정을 통해 인습에 대한 유쾌한 반란을 보여주는 그의 상상력은 유럽에서 세기말에 이르러 비로소 나타나는 다양한 문학적 양상을 예시(豫示)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 내면의 공포심을 섬뜩할 정도로 예리하게 끌어낸 추리 공포 소설들에 대해서는 낱낱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휴가여행 배낭에 넣기 주저된다면 그것은 단지 책의 ‘무게’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