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리는 일본-러시아전을 앞두고 두나라의 ‘민족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이 나와 눈길.
일본 보수세력의 대변인격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16강의 운명이 걸린 러시아와의 H조 2차전을 “우리의 땅을 되찾는 계기로 삼자”며 반러감정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는 2차대전 종전 직전 일본의 북방 4개섬을 점령한 러시아를 격파해 교착상태에 빠진 영토반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시하라는 최근 회견에서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전은 단순한 축구경기로 볼 수 없다. 이 기회에 러시아에 본때를 보여야 영토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사하라는 일본에서 ‘가장 이상적인 상사’로 꼽히는 인물 중 한명. 잦은 극우적 발언에도 불구, 최근 일본 산업능률대학이 올해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상적인 직장상사’를 묻는 조사에서 호시노 센이치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감독과 함께 ‘톱10’에 들었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도쿄〓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