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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탈출 건강체중지키기]스트레스부터 다스리자

입력 | 2002-06-09 22:20:00


스트레스는 삶의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만성피로나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출퇴근시간의 교통체증, 쏟아지는 스팸메일, 직장 상사와의 잦은 마찰 등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신체의 내부 균형이 깨진다.

개인사업가 이명구씨(47)는 주식에 관심을 가진 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1주에 5회는 술을 마시게 됐고 최근 몇 년 사이 체중이 15㎏ 정도 늘었다.

몸 상태가 안좋아 6개월 전부터 담배를 끊었는데 이후 체중이 5㎏ 더 증가해 지금은 79.7㎏. 육식을 좋아하고 1일 3끼 외에 간식은 별로 하지 않는다. 운동은 1주에 한 번 정도 하지만 이마저도 건너뛸 때가 많다. 코골이 만성두통 피로감 등을 호소해 검진결과 허리둘레 101.5㎝ 체지방율 30.4%로 복부비만 및 지방간, 고중성지방혈증 증세를 보였다.

이씨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행동으로 과음과 과식을 해 복부비만이 생겼다. 결국 피로감 운동부족 등의 악순환으로 비만 정도가 더욱 심해진 것.

인체는 거의 모든 일상사로부터 일종의 ‘도전’을 받게 되고 이런 도전을 받을 때 뇌는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부신피질로부터 코르티솔, 부신수질로부터 아드레날린을 각각 분비하게 한다.

아드레날린은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올리고 즉각적으로 저장된 에너지를 이용한다. 코르티솔은 느리게 작용하는 대신 몸의 ‘에너지 재충전’ 과정을 돕고 세균 감염 등 외부 위험에 저항하기 위해 면역체계를 조절한다.

이같은 현상은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지만 지나치면 해가 된다. 자율신경계가 지나치게 흥분하고 코르티솔의 분비가 늘어나는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당뇨병 등 각종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씨는 ‘비만탈출’을 선언한 뒤 일의 양을 줄이고 사업과 관련된 모든 일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대하기로 마음먹었고, 매일 1시간반 정도 동네 뒷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식사량을 약 20% 줄이고 음주도 1주에 1회 정도로 줄인 결과 3주가 지난 지금은 중간에 쉬지 않고도 뒷산을 오르내릴 수 있게 됐다. 또 피로감도 말끔히 없어지고 코골이 증세도 줄어들었다.

체중계의 바늘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조금 실망스러운 표정. 그러나 비만클리닉에서 검사한 결과 체지방은 2㎏ 줄어든 반면 근육은 2㎏ 늘어나 밝은 전망을 보였다.

스트레스는 주요 비만 유발인자이다. 스트레스 관리는 식이 운동요법과 함께 비만 예방과 관리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명상 복식호흡 등으로 교감신경계를 진정시키고 가벼운 운동으로 기분을 전환하면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음주 과식 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김경수 가톨릭대의대 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