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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슈]붉은악마 “反美는 NO… 정정당당히”

입력 | 2002-06-09 22:23:00

빨간모자 쓰고 “필승 코리아” - 신석교기자


10일 월드컵경기 한국과 미국전을 앞두고 네티즌들 사이에 ‘반미응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미국 국가 연주시 야유 퍼붓기’는 물론 욕을 하자는 의견까지 개진하고 있는 반면 다른 네티즌은 ‘스포츠 경기와 특정국에 대한 감정은 별개인 만큼 야유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10일 붉은 악마의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미국전 응원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올랐다.

구모씨는 ‘국가 연주때부터 기를 죽여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부터 우리 응원단이 일제히 ‘우∼’하는 야유를 미국 국가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퍼부어야 한다”며 “올 초 동계올림픽에서 미국이 저지른 횡포에 비하면 그 정도는 애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모씨는 “미국 선수들이 경기에서 넘어지거나 골을 못 넣으면 크게 웃어서 야유를 보내자”고 목청을 높였다.

반면 ‘범이’라는 ID의 한 네티즌은 “4일 한국과 폴란드전 당시에도 폴란드 국가가 연주될 때 붉은 악마가 대형 태극기를 펼쳐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며 “꼭 매너는 지키자”고 자제를 당부했다.

스스로 중학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네티즌은 “자랑스러운 붉은 악마가 반미감정 때문에 야유를 보내는 건 문제가 있다”며 “우리에 대한 미국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축구경기에서 야유를 보내는 건 비겁한 행동이다”고 꼬집었다.

이같이 미국전을 앞두고 반미응원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자 붉은 악마측은 9일 홈페이지에 △반미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일체의 구호 제창 반대 △성조기 훼손 행위 금지 등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붉은 악마 신인철(申寅澈·34) 회장은 “국가 연주시 야유를 보내는 행위 등은 국가 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비신사적 행동인 만큼 응원단에 적극 자제를 요청할 방침”이라며 “그외 경기 중 일어나는 야유는 일상적인 응원의 한 방법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