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2002 한일 월드컵 한국과 폴란드전 때 112 범죄예방센터에서 근무를 했는데 어이없고 황당한 전화가 폭주해 112 업무가 마비됐다. SBS에서 축구 중계방송 중 ARS퀴즈 경품타기 전화였는데 번호가 011-200-1616, 011-200-2002번 2대였다. 평소에도 112에 잘못 걸려온 전화가 많은데 특히 휴대전화 011-200, 300국에 전화를 할 때 0번이 입력되지 않으면 긴급전화인 112와 113으로 자동적으로 연결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긴급전화인 119도 011 9000국에 전화를 걸 때 0번이 입력되지 않으면 걸린다고 한다. 실제로 얼마 전 강도를 당한 피해자가 묶여 있다가 풀려나 112에 신고했는데 계속 통화중이어서 신고가 늦은 적도 있었다. 다행히 그날 테러나 강력 범죄와 같은 중대한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비상벨인 112가 잘못 걸려온 전화로 불통돼 정작 급한 시민들은 통화를 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차제에 방송사에서는 이러한 경품타기 등 ARS 011-200, 300국 전화 사용은 가급적 피하고 다른 전화번호를 사용했으면 한다. 만일 꼭 사용하겠다면 ‘0번을 살짝 누르지 말고 꾹 눌러서 제대로 입력되도록 해주기를 바란다’는 자막 안내를 해 경찰력 낭비와 시민들의 피해를 방지했으면 한다.
이태근 서울지방경찰청 방범기획과 112운영계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