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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트루시에 주가 '폭등'…언론들도 이례적 극찬

입력 | 2002-06-10 18:08:00


‘토루시에 닛폰, 나카야마 닛폰’

9일 밤 요코하마 중심가 사쿠라키초역과 요코하마역 주변에 모인 일본 젊은이들은 밤새 ‘토루시에 닛폰(트루시에 일본)’을 목청껏 외쳤다.

트루시에 감독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한 때 그에대해 부정적이었던 언론은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전에서 미야모투 쓰네야스와 묘진 도모카즈를 기용해 러시아의 공격을 막은 것은 “대단한 용병술”로 평가했다.

월드컵 개막전까지만 해도 필리페 트루시에 일본 대표팀 감독은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많았다.

월드컵 직전 열린 평가전의 성적이 썩 탐탁치 않았다. 그 중 노르웨이에 0-3으로 패한 것은 충격이었다. 일본은 월드컵 성적을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그의 기행도 논란이 됐다. 일본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나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고는 일방적으로 원고를 읽어내리고 사라져 버리는 등의 행동은 가십 거리로 신문 지면을 채웠다. 일본 대표팀을 맡은 4년간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일들이었다.

하지만 벨기에전의 선전과 러시아전의 승리로 이전의 모든 ‘과오’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러시아전에서 승리한 뒤 “일본 대표팀 감독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한 그의 말에 일본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트루시에는 일본 축구팬들의 인기를 끌 만한 ‘비책’을 하나 더 가지고 있었다. 나카야마 마사시. 트루시에는 미우라 카즈요시와 나카무라 순스케를 대표팀에서 제외시키면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했지만 나카야마 마사시만은 대표팀에 남겨뒀다. 체력 문제로 풀타임 출장이 어렵다고는 해도 나카야마는 현재 일본 최고의 인기 선수다. 그를 모델로한 컴퓨터 게임이 100만장 이상 팔렸을 정도. 트루시에 감독도 나카야마가 선수들에게, 그리고 팬들에게 미칠 영향을 알고 있었다.

러시아전 후반 27분 나카야마가 교체 투입되자 경기장은 들끌었다. 나카야마는 이날 파울 몇 개밖에는 한 것이 없지만 넘치는 파이팅은 높이 살 만했다. 그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일본 축구팬들에게는 기쁨이었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빠져나온 축구 팬들은 ‘토루시에 닛폰’과 ‘나카야마 닛폰’을 외쳤다. 그들에게 첫 승리를 안겨준, 그리고 그 현장에 그들의 영웅을 뛰게 해준 트루시에 감독에 대한 보답이었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