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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이나모토, 잉글랜드서 실력쌓은 '킬러'

입력 | 2002-06-10 18:08:00

이나모토가 9일 러시아전에서 상대문전을 파고들며 가로막는 수비수 빅토르 오놉코와 공을 다투고 있다.


‘나카타 히데토시에서 이나모토 준이치로.’ 2002 월드컵에서 일본인의 관심을 사로잡은 선수는 단연 이나모토다.

올해 23세. 아직 10대의 얼굴을 하고 있는 동안의 청년은 월드컵 첫 승리의 주역으로 일본 열도를 들끓게 했다. 벨기에전 역전골과 러시아전 결승골의 주인공. 찬스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 집중력과 몸을 아끼지 않는 탄탄한 수비.

이나모토의 플레이는 일본 팬들이 열광할 만 했다. 이나모토는 두 경기에서 잇따라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종합 일간지, 스포츠 신문을 막론하고 10일자 일본 신문 1면 사진의 주인공은 이나모토였다. 일본 언론은 “이나모토가 역사를 바꿨다”며 흥분했다.

이나모토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중,고교 축구부에서 운동을 해온 대부분의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이나모토는 J리그의 유소년 클럽을 통해 다듬어진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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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때부터 축구공을 만지기 시작한 이나모토는 93년 J리그가 출범하면서 감바 오사카 유소년 클럽에 가입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살던 이나모토는 중,고교 시절 버스, 전철을 갈아타고 왕복 4시간이 걸리는 클럽까지 매일 다니며 축구 연습을 했다. 유소년 클럽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나모토는 17세6개월의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J리그에 데뷔했다. 이나모토는 그 때 고교 3학년의 봄을 맞고 있었다.

이나모토는 일본 축구 대표의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94년 16세 이하 일본 대표를 시작으로 17세 이하 대표와 청소년 대표를 거쳤다. 이나모토는 99년 일본이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멤버다.

이나모토는 지난해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전격 진출해 일본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처음 1년은 임대. 이후 완전 이적을 하게 되면 4년간 계약하는 조건이었다. 이달 말까지 완전 이적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나 현재로서는 이적이 확실해보인다. 잉글랜드에서 2경기에 출장한 것이 이나모토의 유럽 진출 후 1년간의 성적. 프리미어리그의 벽은 높았다.

그러나 이나모토는 당찬 신세대였다. 일본 대표팀으로 돌아온 그는 “월드컵에서의 목표는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나모토는 자신의 목표를 향한 힘찬 걸음을 옮겼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