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가 화재가 발생한 집 안에서 칠순 노모와 함께 흉기에 찔린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오후 1시50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W아파트 이모 교수(47·K대 경영학과) 집에서 이 교수와 이 교수의 어머니 전모씨(72)가 숨져 있는 것을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파트 경비원 권모씨(63)는 “창문에서 연기가 새어나와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불은 아파트 내부 일부를 태우고 25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관들은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불이 거실 일부를 태운 상태였으며 두 사람이 거실 바닥에 숨진 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목 가슴 옆구리 등을, 전씨는 왼쪽 가슴을 흉기에 찔렸으며 둘은 거실바닥에 나란히 누운 채 불에 탄 이불로 덮여 있었다.
경찰은 사건 전날 초저녁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심하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들의 말에 따라 이 교수의 아들(22·대학생)을 불러 집안 사정과 이 교수의 주변 인물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 교수의 아들은 경찰에서 “오늘 오전 2시경 친구 집에 가기 위해 외출할 때까지 아무 일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교수의 집 현관문과 거실문이 닫혀 있었고 집안을 뒤진 흔적이나 도난품이 없는 점으로 미뤄 면식범이 이 교수 모자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수의 부인과 나머지 두 아들은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