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는 선거참여를 독려하는 문구를 부착한 비행선 2대를 한강위에 띄워 운행에 나섰다-서영수기자
6·13 지방선거가 월드컵 기간과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선거관리위원회는 물론 행정자치부, 시민단체, 후보들까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월드컵 열기를 의식해 ‘투표하고 월드컵 보기’ 캠페인을 위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 인기 연예인 동원, ‘붉은 악마’ 응원단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 등으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중앙선관위 직원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거나 신문의 독자투고란을 통해서도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선관위는 인기 연예인 장나라, 최수종씨와 5인조 인기그룹 베이비 복스 등을 동원해 투표 참여를 유도하는 홍보 방송을 내보내고 있고 ‘붉은 악마’와 KTF 응원단 홈페이지에 ‘투표하고 축구 보러 가자’는 내용의 글을 수시로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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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담(柳志潭) 선관위원장은 선거 하루 전인 12일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 메시지를 전송할 예정이다.
선관위 공보과 서인덕(徐仁德) 사무관은 “월드컵 열기로 투표율이 유례 없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선거 당일까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과 행정자치부도 투표율 높이기 캠페인에 동참했다.
‘서울YMCA 유권자 10만인 위원회’는 11일 서울 종로 동대문 영등포 강남 등지의 지하철역과 백화점 등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투표하지 않으면 원치 않는 사람이 당선돼 생활정치가 왜곡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유권자 7대 행동수칙’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다.
위원회는 12일에도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할 예정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3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바른선거 유권자 운동’은 1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이 참가한 가운데 시민들을 상대로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바른선거 유권자운동은 투표 당일까지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의 필요성을 알리는 e메일을 발송, 주변 사람들에게 이를 다시 전달하도록 하는 ‘릴레이 e메일 보내기 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인천 남구의 한 후보 측 운동원 A씨(30)는 “선거운동원들이 유권자들에게 ‘투표에 꼭 참여해 달라’며 인사를 하고 있다”며 “전화를 걸 때도 ‘꼭 투표해 달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강동구의 한 후보 측 운동원 B씨(31·여)는 “유권자들에게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는 우리 운동원들만의 잔치로 끝날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