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의 투개표 업무에 올해도 교원 4만2000여명이 동원될 예정이어서 교원단체가 반발하는 등 교원의 선거업무 동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원의 선거 동원 논란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것이지만 올해는 월드컵 기간에 단축수업일이 많아 학교 수업 공백이 크다는 지적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는 교원 4만2297명(투표사무원 1만929명, 개표사무원 3만1368명)이 투개표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교원이 전체 개표사무원 6만940명의 51.5%, 투표사무원 9만1082명의 12%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거 업무에 동원되는 교원이 많은 일부 학교에서는 단축수업을 하거나 학부모 명예교사를 동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 D초등학교는 평교사 46명 중 16명이 선거 업무에 동원돼 선거 다음날인 14일 학부모 명예교사 32명을 동원해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학교 교장은 “수업을 안 할 수도 없어 학부모 명예교사를 모시는 대책을 세웠지만 담임교사가 없어 정상 수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평교사 74명 중 16명이 투개표 요원으로 위촉된 서울 Y중학교도 14일 수업을 진행할 교사가 부족해 단축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학교 교장은 “월드컵 때문에 두 번이나 단축수업을 했는데 선거에 동원되는 교원이 많아 또 수업을 단축할 수밖에 없어 교육에 차질이 많다”며 “동원되는 교사들도 일당이 투표업무는 3만원, 개표까지 하면 6만원밖에 안돼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달 중앙선관위에 공문을 보내 “교원들은 새벽까지 개표 사무에 동원돼도 다음날 수업을 미루거나 거를 수 없기 때문에 수업 파행이 우려된다”며 “교원 동원을 최소화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개표 요원을 정부투자기관 직원으로 대체하고 전자식 개표기를 도입해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동원되는 교원 수가 3만여명 줄었다”며 “월드컵 행사 등으로 지방공무원 동원도 어려워 이번에도 교원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