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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특급 골잡이’ 파울레타 경계령

입력 | 2002-06-11 18:28:00


한국의 16강진출 사활이 걸린 포르투갈전(14일·인천)에서 ‘경계대상 1호’는 단연 중원을 지휘하는 세계최고의 미드필더인 루이스 피구(30). 하지만 한국 수비진이 특별 경계령속에 ‘요주의 인물’로 지목한 선수는 특급 골잡이 파울레타(29·프랑스 보르도·사진)다.

파울레타는 5일 미국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올시즌 프랑스 르샹피오나리그 공동 득점왕(22골)의 명성을 무색케 할 정도로 초라했다. 포지션이 최전방 공격수인 파울레타가 제아무리 골을 넣고 싶어도 ‘중원의 사령관’루이스 피구와 후이 코스타 등 세계최강의 미드필드진이 미국의 철저한 대인마크에 봉쇄되다보니 결정적인 골찬스를 잡아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10일 폴란드전에서 파울레타는 올리베이라감독이 왜 그를 원톱으로 계속 기용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줬다.

자신에게 찾아온 페널티지역에서의 찬스 3번을 100% 골로 성공시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절정의 골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

전반 14분 폴란드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기회를 잡은 파울레타는 골라인쪽 사각으로 몰리자 순간적으로 볼을 접어 최종 수비까지 따돌리며 첫 골을 뽑아내 1차전 패배로 의기소침한 ‘잠자는 사자’포르투갈 선수들을 깨웠다.

후반 20분 두번째 골은 ‘킬러’로서의 볼에 대한 집중력이 빛난 장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피구의 센터링이 낮게 날아오자 상대수비와 몸싸움을 벌이며 슬라이딩해 들어가던 파울레타는 끝내 오른발로 볼을 찍어 넣었다.

독이의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에 이어 이번 대회 2호 해트트릭을 따낸 순간은 더욱 압권이었다. 폴란드 장신 수비수 토마시 종사를 앞에 놓고 두세번의 섀도 모션후 터뜨린 왼발슛은 폴란드의 ‘거미손 골키퍼’두테크도 어쩔수 없는 ‘전광석화’ 그 자체였다.

스트라이커로 적당한 1m80,76㎏의 체격에 스피드와 헤딩력, 발재간을 두루 갖춘 파울레타는 2002한일월드컵 유럽지역예선 10경기 모두 출전해 팀내 최다인 8골을 뽑아낸 발군의 골잡이. 25세에 대표팀에 뒤늦게 발탁됐지만 10일 폴란드전까지 A매치 35게임 출전에 16골을 터뜨렸다.

스페인 살라망가와 데포르티보를 거쳐 현재 프랑스 지롱뎅 드 보르도에서 뛰고 있는 그는 유로2000 당시만 해도 후배 누누 고메스(21)에게 밀려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일약 이번 대회 득점왕 후보로까지 떠올랐다.

스포츠 도박사이트 ‘윌리엄힐’은 10일 폴란드전 직후 파울레타를 이번 대회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꼽았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