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또 만납시다.”
최근 일본 기후현 다카야마시에서 막내린 제24회 세계아마추어바둑선수권대회에 각각 한국과 북한의 대표로 참가한 홍맑은샘 아마 7단과 이봉일(李峯一) 아마 7단이 반상(盤床) 밖에서 나눈 ‘정담’이다. 두 기사는 21세 동갑내기로 홍 7단은 동아일보사가 주최한 35회 아마국수전에서, 이 7단은 북한에서 열린 ‘대표결정전’에서 우승해 대표로 참가했다.
지난달 31일 홍 7단은 도쿄 숙소에서 다카야마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야기 현현기경’ 등 바둑 관련 책을 북한 선수단에 선물했고 북한 측도 북한 바둑 소식이 실린 영문 책자로 답례했다.
북한 바둑은 프로 기사 제도가 없는데다 세계 바둑계 정상권과 실력차가 있어 남북한 기사들이 국제 기전에서 대국한 사례는 없다. 이 대회에는 북한의 문성삼 국가체육위원회 위기협회 서기장 등도 모습을 보여 남북의 바둑 교류가 주요 화제였다.
홍 7단의 부친이자 매니저인 홍시범(洪時範·46)씨가 “남북한도 바둑대회 한번 합시다. 평양이 아니면 판문점에서라도”라고 하자 문 위기협회장은 “꼭 그런 날이 온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대회는 승자는 승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계속 대결하는 8라운드의 스위스 리그로 치러져 홍 7단(7승1패)과 이 7단(6승2패)은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두 기사는 대진이 엇갈려 맞대국을 펼칠 기회가 없었고 우승은 8전 전승을 기록한 중국 푸리(付利) 6단에게 돌아갔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