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객관적 학사업무 수행에 도움▼
과거 대학의 총장은 국공립대는 대통령이, 사립대는 재단에서 임명한 사람으로 지정되어 왔다. 그러다가 사회의 전반적인 민주화에 발맞추어 각 대학들도 직선제 총장으로 전환되었다. 물론 직선제든 임명제든 문제점과 부작용이 있긴 하나 그래도 대학 구성원들이 직접 뽑은 총장제가 민주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본다.
첫째, 가장 민주적이고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어쨌든 임명제는 임명권자의 개인적인 선호도와 충성도 등 독단적이고 비민주적 요소가 개입되는 반면 직선제는 많은 구성원들이 각자의 양심에 따라 진정 자신들의 의사를 대변하고 대학 발전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게 되어 대표성을 부여받는다. 선출제만큼 민주적인 제도가 어디 있는가.
둘째, 소신껏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명제 총장이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고 진정한 대학의 발전에 기여하기보다는 아부와 충성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음에 비해 직선제 총장은 오히려 자신을 뽑아준 대학 구성원들의 다양하고 합리적이며 공통성을 지닌 의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소신을 관철할 수 있다.
셋째, 공정하고 객관적인 학사업무를 수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임명제 총장이 대학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업무를 추진하기보다는 재임명을 받기 위해 정부나 재단의 의도에 맞추어 추진할 가능성이 다분함에 비해 직선제 총장은 인사나 학사관리, 예산의 집행에 있어 대학과 교직원들의 현실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어 구성원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다.
최영도 대구 달서구 두류3동
▼바람직한 선거모델 확립위해 노력해야▼
대학총장직선제는 그 필요성을 오랫동안 절감한 결과에 의해서 얻어진, 대학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제도이다. 대학총장직선제는 총장의 교육부에 대한 입지 확보, 교육의 원칙을 우선하는 소신있는 행정 수행으로 대학의 특성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제도다. 게다가 대학구성원들의 대학 발전에 대한 능동적 참여와 건설적인 비판, 중앙정부에 의한 대학의 정치적 이용 배제 등 우리나라 대학발전과 교육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오고 있다.
물론 총장직선제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제도는 인간이 만들어낸 산물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바와 같이 대학선거가 우리의 정치적 선거와 닮아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 선거과정과 선거 후 구성원 간에 불신의 골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의 원인은 총장직선제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원인은 우리나라의 선거풍토와 의식 수준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행정 당국에서는 총장직선제의 순기능을 발전시키기보다는 부작용만을 부각시켜 총장직선제를 폐지할 기회만 찾고 있는 것 같다.
일반 사회에서도 선거의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선거를 계속 하고 있지 않은가. 그 이유는 선거가 부작용보다 순기능이 더 많은 아직까지의 최선의 제도이기 때문이다. 대학이 진정으로 발전하려면 총장직선제는 유지되어야 한다. 다만 대학 구성원들은 대학선거의 바람직한 모델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김병무 공주대 교수협의회 의장
▼정실인사 눈치행정으로 교직원 화합 해쳐▼
상당수의 대학들이 총장직선제로 선회했다가 각종 문제점과 폐단이 드러나 다시 임명제나 복수추천으로 돌아가고 있다. 물론 어느 제도나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 총장직선제는 총장을 직접 선출한다는 민주주의에 가장 부합한 제도이긴 하지만 의외로 많은 물의와 부작용을 야기해 개선책이 절실하다.
우선 교육 철학과 소신에 따라 교육을 하기가 어렵다. 대학 교직원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되었기 때문에 이들의 갖가지 요구와 건의 사항을 외면하기 힘들어 자신이 평소 펼쳐보고 싶었던 교육정책을 실행하기 어렵게 된다. 사실상 대학 구성원들의 볼모로 붙들려 자신의 의지대로 대학을 운영하기가 불가능해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학연 지연 등이 작용해 진정 훌륭한 사람을 선출하기가 쉽지 않다. 같은 출신 학교나 고향 등을 따져가며 총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지성인인 대학 사회에서도 만연되어 정말로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이 사장될 우려가 다분하다. 결국 이는 대학의 발전을 해치고 정실인사로 이어져 갈등과 마찰을 야기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끝으로 인사나 예산집행시에도 인정과 감정으로 흘러 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교직원들을 현실적으로 외면하기 어렵고, 이는 보직교수 임명이나 예산배정시 직간접적으로 총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교직원간의 화합을 해치고 인사와 예산에 대한 불만으로 사기와 자긍심을 꺾게 할 소지가 다분하다.
우정렬 부산 중구 보수동1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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