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대사관을 포함해 베이징(北京)에 주재하는 모든 외국 공관에 대해 탈북자들이 진입할 경우 중국 측에 즉각 신병을 인도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의 이 같은 강경 태도로 인해 탈북자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와 중국 간에 외교 마찰이 예상된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12일 “중국 정부는 베이징의 모든 외국 공관에 대해 ‘재외 공관은 탈북자들을 비호할 권리가 없다’고 통보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는 8일 주중 캐나다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2명에 대해서도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중국 측은 탈북자가 실제 탈북자인지, 중국인이 위장한 것인지, 테러리스트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중국 정부가 탈북자 17명을 보호하고 있는 한국대사관에 이 같은 요구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고 확인하고 “그러나 우리 정부는 중국 측이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보장하지 않는 한 신병을 인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의 주장과 달리 외국 공관이 공관에 들어온 사람들을 주재국 정부에 인도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국공관에 진입한 탈북자 17명과 캐나다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2명의 신병 처리 문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