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자동차 전자장치 부품업체인 ‘본텍’(옛 기아전자)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현대모비스는 12일 이사회를 열었으나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鄭義宣) 현대차 전무가 30% 지분을 갖고 있는 본텍의 합병안을 상정하지 않았으며 합병 자체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모비스측은 “자동차용 전자장치사업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본텍 인수를 추진했으나 회사측 의도와 달리 시장에서 기업투명성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본텍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증시에서는 모비스의 본텍 인수 추진과 관련, “모비스의 사업전략상 본텍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정의선 전무가 수백억원의 평가차익을 얻고 현대차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투명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정 전무는 지난해 말 본텍의 지분 30%를 액면가인 주당 5000원에 15억원어치를 매입했다.그러나 최근 본텍이 현대차와 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비상장회사인 본텍의 회사가치가 급상승, 모비스와 본텍이 지분맞교환 방식으로 합병할 경우 정 전무는 수백억원의 평가차익과 현대모비스 지분 1∼2%를 확보할 수 있었다.
충북 진천에 있는 본텍은 오디오와 전자통제장치(ECU) 등을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연간 매출 2000억원 안팎의 자동차 부품전문업체. 지분은 기아차(39%) 현대차 계열사인 한국로지텍(30%) 정 전무(30%)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