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건국 이후 처음으로 국가적 차원의 종합적인 인재개발 계획을 마련했다. 중국 공산당중앙위원회와 국무원(정부)은 12일 종합국력의 배양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2002∼2005년 전국 인재건설계획 요강’을 확정 발표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에 중국을 ‘인재강국’으로 건설하겠다는 것이 요강의 목표. 요강은 △당정(黨政) 분야 △기업경영관리 분야 △전문기술 분야 △서부 대개발 분야 △해외 및 유학인재 유인 △인재 교육 및 선발 △인재 장려제도 등으로 이뤄져 있다.
당정 간부들은 부정부패와 비리를 막기 위해 보수를 대폭 올리는 한편 상여금을 지급하고, 기업경영관리 간부는 자본주의 국가와 같은 최고경영자(CEO) 제도 및 연봉제를 도입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국토의 균형개발을 위해 서부지역에 젊은 우수인재들을 집중 배치하고, 해외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높은 보수와 각종 사회보장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거류증 제도의 개선과 함께 외국인의 중국 귀화(歸化)정책까지 적극 펴나가기로 했다.
요강은 “2000년 말까지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 인구는 6360만명으로 당정간부는 585만7000명, 기업경영관리 인원은 780만1000명, 전문기술 인원은 4100만명, 기타 894만2000명인데 이는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한 저조한 수치”라면서 “이 같은 인재군(群)으로서는 21세기 중국의 부흥전략과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등 국제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05년까지 고등교육 인구를 8350만명 이상, 특히 전문기술 인력을 5400만명 이상으로 늘려 전체 인구의 6.3%까지 끌어올리는 인재개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강은 강조했다.
분야별로는 우수 당정 간부 양성을 위해 첨단과학과 관리지식을 갖춘 젊은 인재를 등용하되 국내외 연수기회를 대폭 확대하며, 국유기업과 대학 및 대학원, 과학연구원, 다른 사회단체는 물론 여성과 소수민족, 비(非)공산당원 중에서도 당정 간부를 선출할 수 있게 하는 등 간부 등용의 문호를 다양화한다는 내용이다.
기업경영관리 분야에서는 종전 정부가 관리했던 국유기업의 경우 CEO가 전권을 갖도록 경영권을 위임하되 임기제와 연봉제를 도입하고, 국제관례에 맞는 기업 인사고과 제도도 마련토록 하고 있다.
특히 경제개발을 위한 전문기술 인력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 중점 연구분야에 대폭적인 지원을 하고, 기술자격증 제도를 도입하며, 교수의 경우 ‘학술휴가’를 얻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티베트와 신장(新疆) 등 낙후된 서부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동부와 중부지역의 젊은 당정 및 기술간부를 서부지역에 우선 배치해 일정기간 근무시킨 뒤 중앙으로 불러 올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향후 수년간 젊은 기층(基層)간부들을 중심으로 대폭적인 인사이동이 예상된다.
인민일보는 관련 사설을 통해 “인재건설계획 요강은 WTO 가입에 따른 새로운 국제환경에 적응하고 개혁개방을 심화하기 위해 인력관리 시스템을 국가적 차원에서 처음으로 종합화, 체계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