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에서 월드컵 경기와 관련해 차량 강제 2부제가 장기간 계속됨에 따라 관련 업체의 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다.
인천에서는 8일 터키 대 코스타리카 경기를 시작으로 12일을 제외하고 14일 한국 대 포르투갈 경기 당일까지 차량 강제 2부제가 1주간 계속 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렌터카 업체, 지하철 공사 등은 크게 늘어난 이용객들로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반면 백화점 정비공장 공공주차장 등은 크게 줄어든 매출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차량 강제 2부제가 실시된 7일(터키 대 코스타리카 경기 전날)부터 11일까지 평균 91%의 시민 참여율을 보였다.
▽희색인 업체〓렌터카 업체는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차가 없어 대여를 못하는 등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허’번호판을 단 렌터카는 택시와 같은 영업용 차량으로 분류, 차량 2부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차를 빌리려는 시민들의 문의와 예약이 잇따르고 있다.
㈜나나렌터카 연수지점은 13대의 승용차중 평소 하루 2∼3대를 대여하는데 그쳤으나 강제 2부제가 실시되면서 승용차가 모두 동이 났다.
금호허츠렌터카 인천지점도 차량 2부제 전보다 평균 10% 매출액이 올랐다.
단속이 심한 낮 시간대에 렌터카를 사용하려는 시민들의 문의가 업체마다 잇따르고 있다는 게 업체의 설명.
맞벌이 부부인 회사원 김문형씨(36)는 “국내에서 가장 큰 렌터카 회사를 비롯해 서너곳에 문의해 차를 빌리려 했지만 예약이 모두 끝난 상태였다”며 “개인사정 때문에 렌터카를 쓸 생각이었으나 결국 포기하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지하철공사도 늘어난 승객으로 내심 차량 2부제를 반기고 있다. 토요일인 이달 1일 24만1852명이 지하철을 이용했으나 강제 2부제가 실시된 후의 토요일인 8일에는 16% 정도 늘어난 28만692명의 시민이 지하철을 이용했다. 인천시지하철공사는 14일 한국-포르투 갈 경기 당일 30만명 정도가 인천지하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울상인 업체〓셔틀버스 운행 중단으로 자가용 쇼핑객에 의존해 왔던 백화점들은 최악의 매출을 보이면서 월드컵 경기가 하루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 문학경기장과 인접해 있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차량 2부제와 교통통제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루 평균 13억원대의 매출을 보였지만 차량 2부제가 시작된 7일부터 매출이 곤두박질쳐 11억2000만원대로 떨어졌다. 백화점 관계자는 “차량 2부제 실시에 따라 평균 10∼20% 매출이 떨어지면서 매출목표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백화점도 평소 하루 평균 구매고객이 5100여명(영수증 발급 기준)에 달했지만 차량 2부제 실시 뒤 3500여명으로 줄었다. 평균 30% 매출이 감소해 IMF(국제통화기금) 때와 엇비슷한 상황.
인천시내 공영주차장도 주차량이 크게 줄었다.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시내 86개소 공영주차장의 하루 평균 이용차량은 9933대. 그러나 차량 강제 2부제를 실시 뒤 6344(8,9,10일 평균)대가 이용하는 그쳐 36.1% 감소했다.
차량 2부제의 타격은 정비공장과 카센터에도 몰아치고 있다. 대우자동차 인천정비사업소는 하루평균 200대를 정비했지만 차량 2부제 실시뒤 150여대로 급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