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이용해 해외로 단기 어학연수를 떠나는 초중고교생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크게 늘고 있다. 6월 중순이면 해외 단기연수 스케줄이 거의 확정되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이제 출발만 기다릴 시기. 들인 돈 아깝지 않게 효율적인 연수가 될 수 있도록 하려면 현지로 떠나기 전 부모가 함께 철저히 준비해 주어야할 것들이 적지 않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더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 주어야 한다.
(1)떠나기 전에 미리 홈스테이 가정과 친분을 쌓아라〓여름방학을 이용한 단기 해외연수는 3∼4주 가량 현지 가정에서 머물거나 기숙사를 이용하게 된다. 현지 가정에서 머무는 홈스테이의 경우 서로를 알 만하면 떠나온다는 것이 다녀온 학생들의 경험담. 따라서 홈스테이 가족에게 미리 e메일을 통해 사진과 자기소개서 등을 보내주고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이 좋다. 이렇게 미리 친해져 놓으면 현지에 도착해서 적응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2)백인만 외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숙지하게 해줘라〓미국의 경우 홈스테이 가정의 구성이 흑인, 남미, 아랍계 등 매우 다양하다. 외국인이라면 막연히 백인이라고 생각하고 떠났던 아이들이 홈스테이 가정에서 유색인종을 맞닥뜨리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더 심하다. 미리 홈스테이할 가정의 인종이나 이민사적 배경을 파악해 숙지시켜줘야 자녀의 부적응을 덜 수 있다.
(3)음식 트러블에 대비해야 한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 평소 서양음식을 잘 먹던 아이들도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 그러나 낯선 음식에 적응하는 것은 타 문화를 경험하는 1차 관문. 출발 전 하루 세끼를 모두 양식으로 먹는 훈련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레스토랑에서 한식과의 절충형이 아닌 서구 맛에 근접한 요리를 맛보게 하면서 테이블매너를 가르쳐주고 음식적응이 연수의 중요한 ‘과목’임을 아이에게 일깨워준다. 그러고도 적응 못하는 극한 상황이 걱정된다면 ‘상비약’처럼 햇반이나 김 컵라면을 일부 챙겨준다. 한국 음식을 일부 준비해야 한다〓어린 자녀들은 한국에서도 서양음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현지에 가서 음식 때문에 고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고 다른 문화권에서 이방인처럼 살면서 겪는 스트레스로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효기간이 충분히 남은 햇반, 김, 컵라면, 한국과자 등은 준비해 주는 것이 좋다. 홈스테이 가정에도 자녀가 음식에 적응을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낄 때는 준비해간 한국 음식을 먹도록 배려해 달라고 미리 부탁해 놓는 것이 좋다.
(4)휴대전화 로밍서비스 등 안전장치는 기본〓떠나기 전에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를 미리 신청해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비상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로밍서비스는 가까운 대리점이나 고객센터에서 몇 개의 키조작으로 쉽게 설정할 수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대부분의 대도시에서는 로밍서비스로 통화가 가능하다. 요금은 국제전화요금. 유럽의 경우 통화방식이 달라 전화기를 임대해 가야한다. 1일 임대료는 3000원선.
또 출발 전 학생이 갖고갈 모든 물건에 자신의 물건임을 알 수 있는 표시나 이름표를 붙여두어야 한다. 이·착륙 공항에서의 집합장소 등 출발부터 귀국까지의 여정을 지나치다 싶을만큼 상세하게 적은 쪽지와 한국과 연수 현지의 연락처 등 비상연락처를 학생이 항상 소지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해주어야 한다. 늘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도록 목걸이 형태로 만들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여권 등 주요 소지품은 자녀에게 맡기지 말고 학교 또는 진행관리자에게 맡기도록 한다.
(5)기타 준비물품〓복용할 약이 있으면 영문 처방전과 함께 약봉투나 약병에 영문으로 무슨 약인지 써서 보내는 것이 필수다. 초등학생일 경우 특히 중요한 영어회화는 메모장을 만들어 갖고 다니도록 하고 떠나기 전에 기초적인 생활회화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홈스테이 가정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전해줄 아이 수준에 맞는 간단한 선물을 여러개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움말 주신 분〓강남유학원 유민숙 원장, CHI코리아 김덕환 지사장)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