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나와라, 내가 상대해주지.”
‘천하무적’ LA 레이커스가 미국프로농구(NBA) 3연속 정상에 등극했다.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원투펀치’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어차피 LA가 결국 우승하리라는 것은‘진리’나 다름없었다. 다만 몇승몇패로 ‘래리 오브리언 트로피’를 가져가느냐만이 관심거리.
LA는 상대팀에 단 한번의 양보도 없이 4전 전승으로 챔피언트로피를 거머쥐었다.
LA는 13일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콘티넨털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뉴저지 네츠와의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113-107로 승리, 7개월 넘게 이어진 2001∼2002 시즌의 주인공이 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전승으로 승리한 경우는 NBA 56년 역사상 LA가 7번째. 가장 최근이 95년 휴스턴 로키츠가 올랜도 매직을 꺾을 때였다.
MVP에는 ‘당연히’ 오닐이 뽑혔다. 이로써 오닐은 마이클 조던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닐 이전에 3년 연속 챔피언전MVP에 오른 선수는 조던 뿐이다.
오닐은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145점을 기록, 아킴 올라주원이 가지고 있던 종전 4게임 최고득점기록(131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오닐만 영광을 차지한게 아니었다. 필 잭슨 감독은 이날 승리로 열손가락 중 한 개만 빼고 모두 챔피언반지를 끼게 됐다. 통산 9번의 우승으로 필 잭슨은 전설적 명장 레드 아우어바흐(보스턴 셀틱스)와 최다우승기록을 공유하게 됐다. 게다가 플레이오프 156승째를 올려 팻 라일리 감독(155승)이 가지고 있던 플레이오프 최다승기록을 뛰어넘었다.
LA팬들은 열광했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우승이었기에 방송사는 김이 샜다.
중계권을 가진 NBC는 프라임타임대 다른 방송사들을 제치고 최고시청률은 지켰으나 지난해 LA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챔피언전 때보다 시청률이 19%나 떨어져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캐머론 블랸차드 NBC 대변인은 “완전히 한팀이 벌이는 쇼 아닙니까?”라며 입을 삐죽거렸다.
4차전 승리가 사실상 결정된 때는 종료 5분31초를 남기고 오닐이 제이슨 콜린스의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를 넣어 98-93으로 LA가 앞서면서. 오닐을 막던 콜린스가 6반칙으로 코트를 떠나자 143㎏의 ‘공룡센터’ 오닐은 코트를 쿵쿵거리며 마음껏 뛰어다녔다.
4쿼터 초반 오히려 뒤지던 LA는 브라이언트의 3점슛으로 87-87 동점을 만든 뒤 식스맨 브라이언 쇼와 드빈 조지의 연속슛으로 리드를 잡고 오닐의 황금같은 자유투로 승기를 굳혔다.오닐은 34득점에 10리바운드, 브라이언트는 25득점에 8어시스트를 올렸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